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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中 역직구 스타트업 ‘아이오앤코’…“K뷰티·생활용품 다 잡았다”

입력 2017-06-14 07:00 | 신문게재 2017-06-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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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앤코 임직원
전재훈 대표(왼쪽부터)와 아이오앤코 심새나 이사, 남건우 이사.(사진제공=아이오앤코)

 

아이오앤코(AIO&CO)는 아시아 각국의 뷰티 및 생활제품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에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는 물론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의 뷰티제품을 중국 전자상거래 몰에 유치하고 국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을 잘 아는 대표와 직원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우선 아이오앤코가 주로 중국쪽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중국 유학생 출신인 전재훈(35) 대표는 한국에 거의 있지 못한다. 직원들 역시 한국과 중국, 아시아와 전 세계를 오가며 각 나라와 중국을 이어주는 데 여념이 없다.

1억 원으로 시작한 아이오앤코는 창립 1년 만에 1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아이오앤코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본 초기 스타트업 지원기업 ‘매쉬업엔젤스’는 직접 3억원을 투자할 정도다.

아이오앤코는 중국 베이징에서 SNS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현지화된 마케팅과 유통을 통해 중국 e-커머스 채널에 한국의 뷰티 및 생활용품 브랜드를 판매한다. 현지에 단계별로 검증된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지사를 통해서는 상품 소싱부터 온·오프라인 마케팅, 고객서비스(CS)까지 구축했다.

현재 한국 50여개 브랜드에서 600여 개 제품을 중국 8개의 커머스 파트너사에 납품하고 있다. 화장품이 주요 물품인데 전자통관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자동으로 중국세관에 연결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기에 중국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아이오앤코는 중국 내 역직구 플랫폼 시장 2위 규모의 양마토우(ymatou.com)와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저우 보세구역에 창고를 개설해 하루 1만건 이상 발송이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절반이 넘는 한국 상품을 양마토우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솔로데이)’에는 전제품 완판으로 하루 B2C 거래액 2억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개월마다 한 번씩 자체 기획한 뷰티 클래스를 개최하고 웨딩쇼를 협찬하는 등 중국 내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중국 내 은행권 및 디디다처(Dididache)의 포인트몰 입점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재훈 아이오앤코 대표는 “세계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앤코2
아이오앤코 글로벌 판매구조.(사진제공=아이오앤코)

 

◇ 중국 유학생, ‘거상’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눈 뜨다

전재훈 대표가 중국을 찾은 것은 15년 전의 일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매력에 흠뻑 빠져 유학 5년차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시행착오 끝에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중국에서 처음 아이오앤코를 창립했다. 아이오앤코는 베이징에 기반을 두고 한국의 K뷰티, 생활용품 등을 중국 온라인 채널에 유통하는 일을 한다.

전 대표는 유학 초기 국제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베이징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을 끈 창업 열풍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당시 그가 수십 번을 읽고 또 읽었던 책이 중국 청쿵그룹을 탄생시킨 리자청 회장이 쓴 자서전이다. 리자청 회장의 사업 수완을 보고 전 대표는 무작정 중국 친구들과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며칠을 지새우곤 했다.

사업 초기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군입대 전 마련한 2000만원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해 1억원으로 불렸다. 전 대표는 국내에 정착하지 않고 다시 그 1억원을 들고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예측한 미래 사업의 꽃은 무역상이었다. 물건을 공급받아 마진을 붙여 파는 무역상을 통해 더 큰 세계를 손에 쥐고 싶었다. 그가 처음으로 한 사업은 중국 타오바오 몰에 있는 제품을 일본 유통 채널에 공급하는 일이었다.

1년 만에 연 매출 10억원을 올리면서 금세 직원이 25명이나 늘었다. 아프리카 카메룬 무역부터 택시 사업까지 닥치는 대로 모두 했다. 물론 크게 돈을 벌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모두 좋은 밑거름이 됐다.
아이오앤코 1
아이오앤코가 중국에 역직구 판매하는 화장품.(사진제공=아이오앤코)

 

◇ ‘겨울왕국’ 엘사부터 ‘별에서 온 그대’까지

전재훈 대표가 현재의 ‘아이오앤코’를 창립하기까지 현대 자동차 북경 지사에서 마케팅 담당자를 맡고 있던 심새나(28) 이사의 공이 컸다. 심 이사는 중국 해외 창업 경진대회를 나가서 단번에 1등을 했다. 당시 심 이사의 아이템은 한국 제품을 중국에 마케팅하고 유통하는 방식이었다. 전 대표는 이때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 제품 팔아 위안화를 벌자.’ 그렇게 2014년 베이징에 법인을 내고 이듬해 4월 한국 법인을 열었다. 창고와 홈페이지 물류 시스템 구축으로 1년이 훌쩍 흘렀다. 아이오앤코의 전환점이 된 마케팅은 ‘인터넷 블로그’였다. 아이오앤코가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등에 착안해 묶어 판매한 화장품 세트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 중에서도 히트작은 ‘겨울왕국’, ‘별에서 온 그대’ 등이 꼽힌다.

현재 아이오앤코는 중국 역직구 채널 2위인 ‘양마토우’와 8개의 유통 채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오앤코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기업들을 중국 시장에 연결하는 사업을 한다. 서류 등록, 온-오프라인 마케팅, 물류, 판매 등 모든 과정을 아우른다. 아이오앤코는 이 과정을 ‘아이오 사이클(AIO-Cycle)’이라고 부른다. 단 두 달이면 중국 내 유통채널을 구축, 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아이오앤코의 연간 매출은 20억원 남짓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완판’이 될 만한 제품만 적재적소에 공급한다. 양마토우에서 요청한 200개 제품을 3개월 안에 모두 판매했던 것이 대표적 예다.

중국 전역 배송 시스템도 3일이면 모두 끝난다. 항저우 보세구역에 필요한 재고 제품을 적재해두는 안전 관리 시스템 덕분이다. 모두 중국 시장을 잘 아는 전 대표와 아이오앤코 직원들의 활약 덕택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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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앤코 직원들.(사진제공=아이오앤코)

 

◇ 위기는 있어도 ‘기회는 더 크다’

중국 역직구시장은 한중 FTA로 인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앤코는 사드 경제 보복에도 불구, 중국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다년간의 커머스 경험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더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항상 시장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우리나라 사드 배치로 중국 내 한국제품 판매가 다소 시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오앤코 직원들은 위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중국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만큼 중국 외에도 글로벌 판매 전략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의 의지 또한 남다르다.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다. 당장 힘들다고 눈 앞의 사업에 전전긍긍하지 않는 전 대표의 신념에 25명의 직원들이 의연하게 대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이든, 중국인과의 관계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중국, 세계를 오가며 진정한 ‘거상(巨商)’이 되기 위한 아이오앤코의 활약을 눈여겨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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