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갑질 상사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최 대표 비롯 연루된 임직원 직무정지 조치네이버 직무만 제외, 게열사 대표직 그대로 수행학연-지연 '제식구 감싸기' 급급... "고강도 징계 이뤄져야" 지적 잇따라
  • ▲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네이버
    ▲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네이버
    최근 발생한 네이버 직원 사망과 연루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직무정지 조치에 들어갔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열사 대표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미흡한 처벌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 A씨의 상사(책임리더)와 최 대표의 직무정지가 결정됐다. 직원 A씨가 사망 전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상사의 폭언 및 기합 등 상습적인 갑질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직원 A씨가 상사의 괴롭힘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며 폭로의 글이 빗발쳤다. 네이버 직원들로 추정되는 대다수의 글에는 "갑질 상사 재입사 당시에도 직원들은 반대했지만, 윗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적했다. 당시 갑질 상사 재입사를 허용한 윗선은 최 대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최 대표가 갑질 상사의 재입사를 허용하면서 이번 사태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직원들의 분위기다. 하지만 최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가 네이버에만 국한된 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계열사에 대한 직무는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 대표는 서울대, 삼성SDS 출신으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동문이자 한솥밥을 먹은 사이로 꼽힌다. 그는 2000년 네이버 전신인 NHN 시절에 합류한 이후 서비스 본부장, 서비스기술담당이사, 서비스관리센터장, 서비스정책센터장, 비즈니스총괄,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거치며 네이버 '핵심 실세'로 불린다. 지난 2019년부터는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해피빈 재단 대표 등 계열사 수장을 겸직, 수행해 왔다.

    이에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최 대표에 대한 징계가 학연·지연에 얼룩진 '제식구 감싸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사내 직원들에게 약속한 재발방지에 따른 후속조치에도 의문을 표한다. 최 대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도높은 처벌을 통해 갑질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소속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는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면서 "해당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