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46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기업가치 '8.2조원' 인정받아

이승건 토스 대표.(사진=토스)
이승건 토스 대표.(사진=토스)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등극을 눈앞에 뒀다. 지난 2018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평가받아 유니콘 지위를 확보한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46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8조2000억원(74억달러)으로 평가했다. 토스는 지난해 투자유치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3배 가까이 높아지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국책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미국 투자사인 알키온이 주요 투자자로 각각 1000억원, 84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토스의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 그레이하운드 등도 참여했다.

알키온은 테크 기업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사다. 구글 알파벳,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은 물론 미국 대표적 핀테크 기업 중 하나인 스퀘어의 주요 주주다. 주로 기업 성장 초기에 투자해 장기 보유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토스가 2000만 유저를 바탕으로 뱅킹, 증권 등 개인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한다는 점, PG업계 최상위권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통한 사업자 대상 서비스 등 B2C·B2B사업을 모두 보유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이란 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앱 하나에서 제공하는 '수퍼앱'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인 '토스증권'은 별도 앱 설치 없이 토스 앱에서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3월 본격 출범 후 3개월 만에 누적 계좌수 350만을 유치하며 기록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곧 영업을 개시하는 토스뱅크가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도 같은 배경이다. 현재 토스 앱을 이용하는 월 활성 유저는 1100만명으로, 국내 금융회사 앱 중 가장 많다.

해외 사업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토스베트남 법인은 2019년 설립 후 1년여 실험을 끝내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유저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베트남 월 활성 유저는 300만명에 달하고, 매달 약 50만명의 활성 유저가 유입되며 급성장 중이다. 간편 송금은 물론 현지은행(CIMB)과 제휴를 통한 체크카드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재원은 토스의 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함께, 계열사 성장 지원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한국은 뱅킹, 카드, 보험 등에서 가구 당 금융화 수준이 세계 최상위권이고, 코로나19 이후 금융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의 성장 기회가 매우 크다”며 “은행, 증권 등 주요 영역에 토스가 직접 플레이어로 진출함으로써,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고객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회계연도 약 3900억원 매출을 기록한 토스는 올해 계열사들의 본격 성장과 함께 연결기준 매출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