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는 기간산업..해외에 못내줘"

2019. 4. 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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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데이터센터 '각'서 기자간담회
공공·금융 클라우드시장에 '도전장'
"디지털경제의 클라우드는 국방보다 중요
아마존·MS·IBM·구글에 내주지 않겠다"
박원기 네이버 비지니스 플랫폼 대표가 18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클라우드 사업 강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네이버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디지털경제 시대의 기간산업이다. 이를 글로벌 사업자들의 각축장이 되도록 놔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네이버가 정부의 혁신성장 전략에 따른 규제완화로 빠르게 열리고 있는 공공·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속 발을 들여놓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한성숙 대표 취임 이후 ‘기술기업’ 변신을 외쳐온 네이버가 그동안 우선 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아이비엠(IBM)·알리바바·구글·오라클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을 상대로 칼을 빼든 셈이다.

클라우드란 연산장치·저장장치·소프트웨어·콘텐츠 등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 등을 따로 구매하거나 설치할 필요 없이 전기나 수도처럼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 기간산업으로 꼽힌다. 모든 연산(데이터 처리)과 데이터 저장·관리가 서버에서 이뤄져, 이용자 단말기는 화면·키보드·키보드·음성인식 등 입출력장치와 약간의 메모리만 갖추면 된다. 초고속인터넷과 5세대 이동통신(5G) 등 유·무선 인터넷 품질이 좋아지면서 가능해졌고, 빠른 속도로 대중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자회사인 ‘네이버 비지니스 플랫폼’(NBP)은 18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금융 분야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클라우드 매출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원기 엔비피 대표는 “사용자 쪽에서 보면, 클리우드 서비스는 훨씬 큰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수요가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물론이고 정부·공공기관까지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어,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제 디지털경제 시대의 기간산업이라고 봐야 한다”며 “토종 사업자인 엔비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7년 4월 엔비피를 설립해 클라우드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박원기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투자와 기술 축적을 통해 칼을 갈아왔다. 15개 카테고리에 119개 상품군을 갖추는 등 기술과 상품 경쟁력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금융 쪽 시장 공략을 위해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반기 내 서울 여의도에 ‘금융 클라우드존’을 마련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이제 막 본격 성장 단계에 들어서는 단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한국 공용(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1조9000억에서 올해는 2조3000억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2조7000억, 2022년에는 3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에스케이(SK)·엘지(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앞다퉈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의 혁신성장 전략에 따른 규제완화 움직임으로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도 빠르게 열리고 있다. 정부·공공기관과 금융분야 규제기관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그동안 막혀 있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세계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아이비엠·알리바바 등이 삼성에스디에스(SDS)·에스케이씨앤씨(SK C&C)·엘지씨엔에스(LGCNS) 등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들과 손잡고 속속 발을 들여놓고 있다. 후발 사업자인 구글도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을 전담할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곧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오라클도 빠르면 6월께 데이터센터를 연다.

업계에선 “글로벌 사업자들의 진출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는 반면, 토종 사업자들의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간산업’으로 꼽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아마존웹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사업자한테 종속되고, 정부가 클라우드 시장을 애써 키워 ‘남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기 대표는 “기간산업 잣대 조사에서 클라우드는 전기, 항공·철도, 통신, 에너지에 이어 다섯번째로 꼽혔다. 국방과 스마트시티보다도 앞섰다. 이렇게 중요한 산업을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종속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춘천/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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