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YG도 신기술금융사로 벤처투자 나선다

현대그룹, YG엔터테인먼트 등 기업 주도 신기술금융회사(신기사)가 연이어 등장했다.

벤처투자 생태계가 창업투자회사(창투사)를 넘어 신기사로 확대된다. 벤처투자가 금융권 단순한 재무 투자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 신성장 동력 발굴의 첨병이 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및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들이 직접 출자한 신기술금융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1일 현대투자네트워크는 금감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현대투자네트워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분 43.6%를 가진 회사로, 현대상선 경영과 재정 자문을 위해 2008년 설립됐다. 현대그룹은 신기사 등록을 위해 현대투자네트워크 자기 자본을 늘렸다. 선박매매 및 용선 중개를 주요 업무로 하던 컨설팅 회사가 벤처캐피털(VC)로 외연을 변신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인 YG프라이빗에쿼티(PE)도 지난 2월 신기술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YG PE는 YG엔터의 자회사 YG PLUS가 지분 100%를 가졌다.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디에이밸류인베스트먼트 등도 올해 신기술금융업을 신규 등록했다.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는 호반주택건설, 디에이밸류인베스트먼트는 LCD 생산업체 동아엘텍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신기사로 신규 등록한 업체는 총 10개사에 이른다. 10개사 가운데 4개는 기업 주도 신기사, 3개사는 증권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 KB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신기사로 등록했다. 리스, 할부를 주력 사업으로 하던 여신업체 동부캐피탈도 지난 3월 신기사 라이선스를 추가 등록했다.

상반기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신규 등록 업체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신기사가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신기사 신규 등록은 증권사와 투자자문사가 주도했다.

이종훈 국민대 교수는 “지난해 신기사 등록을 위한 자본금 요건이 크게 낮아지고 신기사의 벤처 투자에도 창투사에 준하는 세제 혜택이 주어지면서 신기술투자조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신기술투자조합이 벤처펀드만큼 실제로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