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최저가' 마케팅 계속 통할까

'조직 개편-거래처 협력-선택과 집중' 3박자 전략

인터넷입력 :2017/06/05 17:47

꾸준히 '계획된 적자'를 외쳐온 국내 소셜커머스 3사 중 위메프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위메프는 쿠팡, 티몬 등 경쟁사들이 크고 작은 이슈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실적을 개선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엔 영업손실을 전년보다 788억원이나 줄이면서 내실 경영의 실마리를 조금씩 찾고 있다.

물론 위메프의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위메프가 주요 사업 전략으로 내세우는 최저가 마케팅이 성과를 거둘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계속할 경우 적자를 불러오고, 이를 철회하면 이용자 유인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대폭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난 해 영업손실이 636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위메프는 최저가 마케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각 부서의 독립성과 유연성을 키웠고, 파트너와의 협업 노하우도 많이 터득해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성적이 좋지 않은 서비스는 과감히 정리,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 기저귀 최저가 경쟁 승리 이끈 조직 개편

작년 12월 위메프는 위탁사업본부, 직매입사업본부, 플랫폼사업본부 등 3개 사업 본부를 '셀'이라는 독립 조직 형태로 개편했다. 개편을 통해 인력 충원도 각 부서별로 도맡아 하는 등 독립성과 유연함을 크게 강화했다.

조직 개편의 중심 목표는 속도였다. 급변하는 시장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각 사업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해 실시간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일례로 위메프는 상품사업본부 내 '디지털·가전' 파트는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 세부 파트로 소형가전, 대형가전, PC, 디지털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같은 개편은 최근 이마트와의 최저가 경쟁에서 빛을 발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이마트와의 기저귀, 분유 가격 경쟁에서 위메프 내 마트직매입사업부는 실시간 가격 조정을 통해 최저가를 유지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까지 함께 조정해야 하는 대형마트 특성상 온라인 유통의 실시간 최저가 대응에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한 전략이기도 했다.

■거래처 협업 강화에 강점 둔 '최저가' 전략

조직별 기동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특가 기획을 위한 거래처와의 협력도 강화됐다. 각 MD들이 거래처와 잦은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옥 1층 로비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라는 게 위메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매달 진행하는 행사인 '위메프 ○○데이'의 경우 지난 5월 5일 진행된 '위메프 55데이'에서 일부 상품은 55원, 555원에 판매되는 등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최저가 판매전에서는 파트너사의 협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위메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MD들"이라며 "MD들이 직접 각 거래처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사업 비전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이끌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에 비해 상품을 큐레이션 형식으로 진열, 판매하는 소셜커머스 특성상 상대적으로 상품 품목이 적다는 것을 역으로 활용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실례로 티셔츠 전문 브랜드 'JC스타일'을 운영하는 제이엠어패럴의 경우 ○○데이와 '투데이 특가' 등의 기획전을 통해 4월 매출이 1월 대비 13배 가량 성장했다. 이에 위메프 측과 다음 시즌 준비도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한 특가 기획으로 방문자 수도 증가했다. 코리안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PC와 모바일을 통합해 산정한 온라인 쇼핑업체 방문자 수 순위에서 위메프는 올해 1분기 기준 4위를 달성해 전 분기(6위)보다 2계단 상승했다. 소셜커머스 3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또 지난 3월까지의 추세를 살펴보면 3사 중 유일하게 모바일 트래픽이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선택과 집중' 통한 성적표 개선

사업성을 기준으로 한 사업 정리도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 중 하나였다. 위메프 관계자는 장기적인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 사업들은 과감히 철수하고, 역량을 집중할 사업만을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위메프는 작년 4월 PC 제품 전문 통합 배송 쇼핑몰인 어텐션의 서비스를 종류하고, 11월에는 해외 배송 대행 서비스인 위메프박스를 종료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사업들을 정리한 이후에 관심을 가진 분야는 비품 유통(MRO)이다. 위메프는 작년 기업간거래(B2B) 전용 '위메프 비즈몰'을 출시했다. 위메프 비즈몰은 300인 이하 사업자 회원 전용 공간으로 인쇄 소모품·문구용품·사무기기·전자제품·인테리어 용품·식자재 등 필수 사무용품들을 판매한다. 지난 3월 비즈몰 회원의 인기 구매상품을 선별한 '비즈몰 문방구', '비즈몰 슈퍼마켓'도 선보였다.

올초 업계의 주요 경쟁 품목이었던 신선식품 판매에도 공들였다.지난 10월 신선식품 판매를 위해 물류센터에 660평 규모의 냉장시설을 완비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온라인 유통이 이미 대형마트보다 앞서는 상황에서, 신선도만 인정 받으면 장바구니 소비를 마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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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선식품 판매 코너인 '신선생'은 작년 11월 출시 이후 4개월만에 판매 수량이 17만개 이상으로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구매자 수도 6만7천여명으로 약 12배 가량 성장하고, 거래액도 10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