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사우디 왕자, IT펀드 어떻게 만들었나

김익현 기자 2017. 5. 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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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이 주축이 된 초대형 IT 펀드가 마침내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IT부터 금융 분야까지 다양한 개혁을 하길 원했던 살만 왕자의 야심과 세계 IT 강자로 부상하려는 손정의 회장의 또 다른 야심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세계 최대 IT 투자 펀드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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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 강자 부상-사우디 개혁' 의기투합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손정의와 사우디아라비아 갑부 왕자는 어떻게 손을 잡게 됐을까?

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이 주축이 된 초대형 IT 펀드가 마침내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해 공식 출범한 ‘비전펀드’는 목표액인 1천 억 달러 중 930억 달러(약 103조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열린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비전펀드 출범 소식을 알렸다.

비전펀드는 앞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테크 같은 성장산업에 집중 투자하게 된다.

이번 투자펀드에는 이들 외에도 애플, 퀄컴 등도 함께 참여했다. 하지만 역시 핵심은 손정의 회장과 모함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다.

손정의 회장(왼쪽 두번째)과 사우디아라이바 왕자가 주도하는 비전펀드가 930억 달러 규모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사진-비전펀드)

■ 사우디, 석유 집중된 경제 다변화에 초점 맞춰

세계적인 기술 투자자와 석유왕국 사우디의 왕자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조합이다.

물론 둘이 비전펀드 운영과 구성 원칙에 합의하기까지 순탄한 과정을 겪은 건 아니다. 실제로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양측 협상에 참여했던 소프트뱅크의 한 임원은 힘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양측 협상 과정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일단 사우디 측에서는 석유가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 구조를 좀 더 다양화하는 쪽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투자 펀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억만장자 석유부자’ 정도 역할에 머무르는 걸 원치 않았다.

손정의 회장 (사진=뉴스1)

반면 손정의 회장은 일본 밖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했다. 그런 야심의 일환으로 단행된 것이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와 영국 칩 전문업체 ARM 홀딩스 인수였다.

그 과정에서 꽤 많은 부채를 지게 된 손정의 회장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금이 필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그래야만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IT부터 금융 분야까지 다양한 개혁을 하길 원했던 살만 왕자의 야심과 세계 IT 강자로 부상하려는 손정의 회장의 또 다른 야심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세계 최대 IT 투자 펀드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 WSJ "거부권 인정 놓고 한 때 공방"

지난 해 9월 도쿄에서 45분간 첫 회동했던 손정의 회장과 살만 왕자는 그해 10월 비전펀드 결성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애플, 퀄컴, 폭스콘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참여업체들이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비전펀드 설립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한 뒤에도 여전히 난관은 적지 않았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길 원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자국 경제를 좀 더 다양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업이나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쪽에 관심을 보였다.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요구한 거부권 인정 문제를 놓고도 한바탕 공방이 오갔다. 결국 소프트뱅크 측이 일정 규모 이상 투자에 대해선 사우디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동의하면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런 복잡한 협상 과정을 거친 끝에 양측은 이슬람 휴가시즌인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에 930억 달러 규모 ’비전펀드’공식 출범을 알릴 수 있게 됐다.

김익현 기자(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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