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인공지능에 사활 거는 까닭은

성호철 기자 입력 2017. 5. 10. 03:03 수정 2017. 5. 10. 1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성 검색·상품구매 일상화되면 포털·메시지 시장 바꿀 파괴력
네이버, 올 R&D로 1000억 쓰고 7~8월에는 AI스피커 내놔
카카오도 연내 출시할 계획 "카카오톡, AI비서로 진화할 것"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카카오가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시장 선점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인공지능 분야에 10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오는 7~8월쯤에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Wave)'를 출시한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인공지능 자(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 전략의 전면에서 나섰다. 연내 네이버의 웨이브와 유사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이례적으로 하드웨어 기기까지 출시하며 인공지능에 뛰어든 이유는 이 기술이 현재의 검색 포털과 메시지 서비스 시장을 확 바꿀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되면 이용자들은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고 문자를 보낼 것"이라며 "네이버·카카오 내부에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면 포털·메시지 시장에서의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인공지능 분야 기술 벤처 잇따라 인수… R&D에 조(兆) 단위 투자

네이버는 지난 3월 일본 메신저 자회사 라인과 함께 개발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 '클로바(Clova)'를 처음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두 달간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 차량용 인공지능 기기 'IVI', 인공지능 로봇 '페이스(FACE)'와 같은 분야별 프로젝트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웨이브는 미국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처럼 이용자의 음성을 듣고 음악을 틀어주거나 날씨·교통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기기다. 올 7월에 선보일 IVI는 차량 계기판 상단에 설치하는 태블릿PC 모양의 기기다. 운전자가 말하면 내비게이션·날씨·일정·음악 등을 실행해 보여준다. 연말에는 음성과 이미지를 인식하는 페이스를 아시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버는 첨단 기술의 빠른 확보를 위해 작년에만 15개 벤처 기업에 1000억원이 넘는 지분 투자를 했다. 눈길을 끄는 투자처는 자회사 라인이 인수한 일본 인공지능 벤처 윈클이다. 이 회사는 음성으로 대화하는 인공지능 아바타(avatar·가상 캐릭터) '히카리 아즈마'를 개발한 곳이다. 네이버는 영상통화 기술업체 실리콘큐브와 입체(3D) 얼굴인식업체 알체라에도 투자했다.

네이버는 작년에 인공지능 분야를 포함, 첨단 기술 분야에 1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썼다. 네이버의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에서 "당분간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인공지능 등 각종 기술 개발과 적용에 투자할 것"이라며 "올 1분기 1077억원의 투자금 가운데 40%를 AI 분야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카카오톡은 국민 인공지능 비서로 진화"

카카오는 올 초 AI 부문을 신설한데 이어 200억원의 자본금을 들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며 '투 톱'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의 AI 부문은 100명 이상의 기술개발 인력이 배치돼, 당장 올해 내놓을 AI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내 독자적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 스피커 등 각종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메신저서비스 카카오톡과 인터넷포털 다음, 디지털 음원 자회사 멜론 등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과 함께 학계 전문가 50여 명으로 구성된 '초지능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은 동영상을 인식해 상황에 맞는 대화를 생성하는 것과 같은 신기술을 개발한다. 카카오브레인은 외부의 연구자와 협력해 미래 기술을 확보해 모(母)회사를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를 맡은 김범수 의장이 최고의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며 "메신저 카카오톡이 앞으로 전 국민의 인공지능 비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AI 의료영상 진단업체 루닛, 생물학 데이터 분석업체 스탠다임, 드론업체 유비파이 등 유망 기술벤처에 폭넓게 투자하고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최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기기로 결정한 데는 신규 기술 확보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시장을 놓고 네이버·카카오가 구글·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