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차세대 아이폰에 OLED 도입한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OLED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올 가을 OLED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애플이 OLED를 채택, OLED 부품업계 비상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OLED 디스플레이에 대해 최종 승인판정을 내렸다. 규격·품질·생산 등이 애플의 모든 요구 수준을 충족했다는 뜻으로, OLED 양산이 확정됐다는 의미다.

생산 계획도 나왔다. 이달 양산에 들어간다. 규모는 월 1000만대 이상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양산 승인이 끝나 관련 부품·소재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 첫 OLED 디스플레이 윤곽도 나왔다.

유연 기판(PI)을 사용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화면은 전과 같이 평편한(평면) 것으로 알려졌다. 활용도가 떨어져서 구부러진 화면은 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범함을 탈피,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전면을 가득 채우고 전면 카메라까지 감싸는 디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던 형태다.

애플이 아이폰에 OLED 도입을 확정하면서 세계 전자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OLED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올해 필요로 하는 OLED 디스플레이는 8000만대로 알려졌다. 수율을 고려, 관련 부품과 소재는 1억대에 맞췄다.

1억대는 지난해 전 세계에 출하된 스마트폰 OLED 약 20%에 이르는 수치다. 디스플레이는 물론 관련 장비와 부품·소재 업체에 초대형 호재로 꼽힌다.

애플 아이폰이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 OLED 시장의 성장과 대중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공급에 대비, 지난해 수조원을 들여 설비를 증설했다.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또 애플이 올해는 한 가지 모델에만 OLED를 사용하지만 내년에는 전체 모델로 확대할 가능성이 짙다.

여기에 다른 스마트폰 기업이 애플과의 경쟁을 위해 OLED 채택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OLED 시장의 수직 상승이 예고된 셈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플렉시블 OLED 시장이 올해 92억6000만달러(약 10조4000억원)에서 2020년 209억8300만달러(23조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OLED 확정에 따라 국내 산업계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독점 공급하는 데다 관련 부품과 소재도 국내 기업 제품으로 다수 구성됐다. 애플이 앞으로 OLED 공급 다변화를 시도하겠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90% 이상을 점유, 상당 기간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분석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