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대표는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데 대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니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창조적인 분들과 함께 일할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을 보면 정말 배우는 게 많다"며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제가 다음에서 그랬듯 자기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모바일 앱 기반으로 출발한 코노를 지난해 봇 기반으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사람들이 점점 더 새로운 앱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앱 기반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즐겨 쓰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딱 끼어 들어갈 수 있는 봇 기반으로 서비스를 변경했다. 봇은 사람의 말을 더 잘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유연한 인터페이스 확장이 가능하다.
―어떤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지원되나. ▷현재 이메일봇 서비스로 지원되고 있다. 누구를 만나고 싶다는 걸 포워딩(전달)이나 참조 기능을 통해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는 코노에 알리면 된다. 카카오톡, 라인 등 채팅 기반 서비스는 어떤 인터페이스가 제일 좋을지 실험 단계에 있다.
―지난해 빅데이터 스타트업 '오피니언8'을 합병했다.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합병하는 건 흔하지 않은 사례다. ▷저희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오피니언8은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까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합병한 회사에서 오신 분들이 연구개발의 주축이다. 또 합병이란 형식이지만 뜻이 맞아 같이하기로 한 측면도 강했다.
―여성이 적은 공대를 나왔다. 또 지방에서 대학을 나왔는데 직장생활, 창업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한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엔 프리랜서로 프로그래밍과 웹사이트 빌딩하는 일을 했지만, 그 일을 했기 때문에 이후 다음이라는 스타트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방대에 대한 편견도 있을 수 있고, 어디를 가도 여성이 적다. 하지만 오히려 소수자라는 이유로 한번 더 봐주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도전할 때 핸디캡이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첫 직장생활을 스타트업에서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특히 자신이 핸디캡이 있다고 느끼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제가 다음에서 그랬듯 자기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음에서 임원까지 됐다.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인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니 제품을 새로 만들거나 제품을 창조하는 분들과 함께 일할 때였다. 무서워서 시도하지 않으면 분명 50, 60대 때도 후회하고 있을 것 같았다. 또 후학 스타트업을 위한 엔젤투자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창업을 안 해보고 투자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저도 사업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가 받은 만큼 새로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들을 보며 저 스스로도 정말 배우는 게 많다.
―여성의 경우 창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도 육아 등 문제로 인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도 딸이 한 명 있다. 딸이 어렸을 때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자신 있게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저와 딸의 삶을 개척해갈 수 있고, 딸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종훈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