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 이현일/유하늘 기자 ]

코인원이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마련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투자 관련 대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상화폐를 통화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이 같은 영업점을 여는 것은 투기만 부추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인원은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 3층에 대면 영업점인 ‘코인원 블록스’를 11일 열었다. 코인원은 하루 평균 거래량 3000억원 규모의 세계 10위권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다.

영업점은 약 300㎡ 규모의 공간에 거래상담 창구와 세미나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내부 한가운데는 증권회사 객장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코인원에서 거래할 수 있는 6종의 가상화폐 시황 정보를 보여주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창구에선 일반 상담직원뿐 아니라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가상화폐 전문가가 투자 관련 상담을 해준다.

비트코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거래도 가능하다. 이 회사 신원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첫 사례”라며 “중장년층 등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한 비(非)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창구와 달리 코인원 창구 직원들은 거래 방법을 안내해주거나 투자 상담을 해주는 데 그친다. 이용자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이나 지점에 설치된 PC를 이용해 직접 거래를 실행해야 한다. 증권사와 같은 위탁·일임매매도 불가능하다. 오프라인 점포에선 USB 형태의 가상화폐 지갑 ‘하드월렛’도 판매한다. 일반 투자자가 이용하는 거래소 계정 온라인 전자지갑의 가상화폐를 하드월렛에 옮겨 보관하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비교적 안전하다.

코인원은 여의도점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내년 초 오프라인 점포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코인원은 오프라인 거점을 발판으로 가상화폐 거래뿐 아니라 블록체인 등 핀테크(금융기술)를 이용한 해외송금과 자산관리 등 종합금융 서비스에 진출할 계획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소액해외송금업 인허가를 진행 중이며, 아시아권 5개국 금융회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유하늘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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