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 준비절차에 돌입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자회사 중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올해 초 합병을 통해 사업에 스타트를 끊은 지 1년도 채 안 돼 상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아직 신생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사업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공개 카드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1년도 안 돼… 계열사 최초 기업공개 추진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를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IPO를 위한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 투자은행(IB)에 입찰제안요청서(REP)를 송부했다.

통상적으로 투자은행이 상장 주관사 입찰요청을 받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해 선정되기까지 약 1달의 시간이 걸린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로부터 REP를 받은 업체 중 4곳에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은 다음달 6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에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의 IPO는 카카오 계열사 중 처음이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성공 여부에 따라 카카오 게임사업의 기반을 확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게임사업의 축이 PC게임 대신 모바일게임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기업가치는 5000억원 안팎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공개 첫 단계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아직 IPO의 완전 초기 단계뿐이라 크게 드릴 말씀은 없다”며 “현재 상장가능성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로, 상장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플랫폼 경쟁력 보강 ‘숙제’

▲ 멀티 플랫폼 기업 선언하는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뉴시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4월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주)엔진으로 출범한 후 3개월 후인 7월에 사명을 지금의 ‘(주)카카오게임즈’로 변경했다. 올해 ‘프렌즈팝콘’ ‘검은사막’ 등을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1년도 안된 이력을 보유하고 있어 아직은 기업가치 평가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목표는 ‘글로벌 멀티 플랫폼 게임기업’이다. “세상의 모든 디스플레이에 카카오 게임을 넣자”라는 야심찬 캐치프라이즈를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주력게임인 ‘검은사막’이 올해 3월 런칭 후 북미·유럽 시장에서 매출의 상당부분을 기여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부사장도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기업공개를 추진함에 따라 회사가 목표로 내세운 ‘글로벌 멀티 플랫폼 게임 기업’으로 도약할 동력을 얻을지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시장 퍼블리싱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유저들은 카카오를 통해 게임을 접하기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한다”며 “굳이 카카오에 입점 수수료를 내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개발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카카오게임에 ‘탈 카카오’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이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게임을 선보이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레이븐’, 넥슨의 ‘히트’, 웹젠의 ‘뮤오리진’ 등 모바일 RPG가 타플랫폼이나 자체 서비스를 통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결국 중견게임사 위주의 신작 라인업만이 입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사 기업가치의 평가 척도는 흥행 콘텐츠다. 기업공개 이전, 카카오게임즈의 흥행작 라인업이 보강되지 않는 이상 IPO이후 기업가치 극대화를 낙관하긴 힘들다는 지적이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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