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플레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해 글로벌 성공 기업 양성하겠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급성장한 IT 강국 코리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자랑스런 또다른 이름이었다. 유례없는 급성장은 수많은 IT 기업에게 기회가 주어져 세계를 주름잡게 될 것이라 예견했지만 글로벌 진출로 성공하는 기업은 가물에 콩 나듯 할 뿐이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IT 스타트업의 생태계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을 받쳐주고 또 중견기업들이 대기업을 받쳐주는 가운데 IT 산업이 아래에서 윗단까지 견고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제대로 양성되지 못하고 있고, 아니 싹 틔울 기회조차 없다.

스타트업의 선순환적 생태계없이 글로벌 진출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글로벌을 꿈꾼다. 이 모순과 괴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퓨처플레이가 나섰다. 퓨처플레이는 기술을 가진 창업자를 발굴하거나 스타트업을 육성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벤처 빌더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여느 벤처투자사와는 차별화를 내세우는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를 만났다. 스타트업 육성과 성공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 퓨처플레이는 어떤 회사이고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퓨처플레이는 컴퍼니 혹은 벤처빌더이다. 보통 벤처 캐피탈로 생각할 수 있지만 벤처 캐피탈은 대체로 자본을 투자할 뿐 스타트업이나 벤처가 알아서 회사를 경영하라고 한다. 그러나 퓨처플레이는 초기 투자와 더불어 스타트업이 회사를 경영하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함께 해서 성공으로 이끌어가는 공동 운영자라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고 일일이 간섭하거나 훈수를 두지는 않는다. 우리가 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는 것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초적인 부분들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회사를 만들 때 초기에 법인 설립이라든지 특허의 과정, 어떤 인재를 뽑아야하는 과정이나 마케팅 등등 자질구레한 일들이 사실은 스트레스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누군가 도와주고 해결해준다면 회사는 개발에 집중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도 하고 해서 스타트업의 성장 틀을 만들어간다. 바로 이러한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해결하고 초기 투자를 진행하여 성공의 길을 함께 열어가는 것이다.

퓨처플레이 홈페이지
퓨처플레이 홈페이지

▶ 벤처 빌더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는가?

벤처 빌더 프로그램에는 테크업과 테크업+가 있다. 테크업은 퓨처플레이를 시작하면서 마련한 벤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초기기업과 법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초기기업은 회사를 설립했지만 회사 운영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퓨처플레이가 투자를 지원한다. 법인이 설립되지 않은 형태, 어떤 경우는 1인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퓨처플레이가 코파운더의 역할을 한다. 테크업은 2014년에는 4개팀, 2015년에는 3개팀을 선정해 진행했고 올해는 5개 팀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수의 팀을 진행하는 이유는 다른 벤처투자사들이 그저 자금만 대는 수준이 아니라 퓨처플레이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공동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테크업+는 척박한 한국의 스타트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퓨처플레이가 마련한 기업협력형 공동창업과정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중에는 스타트업들의 신기술 분야, 즉 ICT 기술과의 접목을 원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 스타트업과 협력을 원하며 스타트업 또한 자신들의 기업 가치를 인정해주는 기업과의 협력이나 인수를 목표로 하는 곳이 많다. 이에 양 측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테크업+이다.

▶ 테크업 프로그램 중 성공 모델이 있는가?

테크업이 만 3년이 안돼 진행중이다. 테크업 또는 극초기 단계에 투자한 회사들 중 지금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들도 있다. 비트파인더는 ICT 스타트업으로 AI 기술 기반의 공기의 질을 측정하는 기구 Awair를 만들었다. 미국 샌프란스시스코에 회사가 있고 한국계 미국인들이 만든 회사로 알토스벤처스와 삼성 등 세계의 유수한 벤처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기업의 가치가 지금은 10배 정도 올랐다.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다.

휴이노는 부산대 연구교수였던 길영준 박사가 시작한 회사이다. 이 회사는 혈압, 심전도, 맥박 등생체신호를 비침습적 방법으로 측정해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스마트와치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보스톤에서 시작했다. 보스톤이 헬스케어로 유명한 곳이기에 사업의 좋은 발판이었다. 이 제품은 병원과 건강검진시에 가능했던 생체신호를 개인이 쉽게 94%의 정확도로 자유롭게 측정해 혈압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기업화 되고 있고 미국의 경쟁사에서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투자한 베이글랩스도 성장가능성이 높다. 베이글랩스는 스마트 줄자를 개발해 킥스타트에서 약 한 달만에 15억원 정도의 투자를 받은 매우 획기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이미 해외에서 이 제품과 기술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

테크업 성공모델 비트파인더의 Awair(좌), 휴이노의 헬스케어 스마트워치(중), 베이글랩스의 스마트줄자(우)
테크업 성공모델 비트파인더의 Awair(좌), 휴이노의 헬스케어 스마트워치(중), 베이글랩스의 스마트줄자(우)

▶ 최근 테크업+ 프로그램을 아모레 퍼시픽과 진행하고 있는 기업 선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업이 반드시 대기업이 아니라도 괜찮다. 그리고 꼭 한국 기업에 국한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각 기업들이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내부적인 혁신과 갈망이 있고 이를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은 기업과 일하고 싶다. 사실 국내의 동남권에도 강소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ICT 기술과의 접목을 원하고 스타트업 양성에도 의지가 강하다. 외국의 경우는 기업들의 현업 부서에서 관련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과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성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퓨처플레이는 각 기업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양성의지와 현업부서의 요구 사항들을 토대로 기업들과 일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협력한 벤처빌드 프로그램도 그 진행의 일환이다. 그리고 최근 시스코인베스트먼츠 투자를 유치했는 데 이를 통해 해외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간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도울 것이다.

▶ 지금 진행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의 테크업+는 어떤 것인가?

아모레퍼시픽 테크업 플러스는 팀 모집은 11월 2일부터 12월 18일까지 하고, 팀 선발 후에는 총 10개월 동안 퓨처맵 작성, 스타트업 발굴 및 선발, 엑셀러레이팅 및 IP 개발이라는 3단계로 진행된다. 퓨처맵 작성에서는 뷰티테크와 헬스케어 분야의 미래 기술과 산업 방향을 분석하여 스타트업 발굴 가이드맵을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수시 발굴하거나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팀들에 대해 마지막 6개월 동안 퓨처플레이와 아모레퍼시픽이 공동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한다.

자금지원적인 측면은 선발 직후 퓨처플레이의 초기 투자가 진행되며, 6개월 과정 이후 데모데이를 통해 우수함을 인정받은 팀들에게 아모레퍼시픽과 퓨처플레이가 공동 투자한다. 뿐만 아니라, 무료 창업공간, 교육 프로그램, Co-building 과정, 데모데이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모집대상은 기술력이 있는 개발자/엔지니어, 예비창업팀이나 초기 테크 스타트업이다. 모집 분야는 뷰티 / 헬스케어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한 기술이면 모두 지원 가능하다.

▶ 퓨처플레이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회사는 빠르면 1년 늦으면 2년 이내에 10배 이상 기업가치가 상승한다. 만약 실리콘밸리라면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걱정하지 않으며, 또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절하를 걱정할 일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성공한 스타트업이 드물다. 이유는 기업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퓨처플레이는 스타트업의 양성의지가 있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모델을 찾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스타트업을 해외에 알려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글로벌 성공 모델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좋은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찾고 더 좋은 플레이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향선기자 hyangseon.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