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트업 기업가치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듣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명제는 바로 바로 "우리 회사는 기업가치가 000입니다"이다.

투자유치를 하는 단계에선 더더욱 악수를 두는 발언이다. 왜 나의 패를 다 보여주고 카드를 치지?

기업가치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막고 놀라서 도망가는 투자자들과 추가적 협상의 기회도 날리는 악수중의 악수 맞다.

스타트업 투자유치에서 기본은 신뢰다. 기업가치는 신뢰가 숫자로 드러나는 것 아닐까?

스타트업에서는 우리회사는 얼마의 돈이 투자되면 몇 배 성장할 자신이 있음을 강조하면 그만이다. 필요한 투자금에 근거해서 투자자들에게도 확신이 생기면 자연스레 투자자들 마음 속에 기업가치의 어렴풋한 Range가 형성된다.

이후 최소 1-2개월간 지속되는 투자 논의 가운데 드러나는 경영자의 철학, 조직의 역량, 말한 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방향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최종적인 기업가치가 확정되는 것이다. 신뢰의 합이 기업가치 맞는 것이다. 고로 서로 이해도 없는 상황에서 다짜고짜 기업가치를 논하는 것은 너무나 초보적이다.

상장사 기업 경영자가 우리 기업의 시장 주가가 너무 낮게 형성되었다고 불평하면 뭐하나? 그렇게 믿으면 자신이 스스로 주식을 사면 된다. 시장의 가격은 투자자들이 눈치싸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시장이 결정할 일이지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와는 무관한 것이다. 회사가 집중할 것은 미래에 대한 보다 강력한 확신을 줄만한 탄탄한 근거다. 비록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일이지만 마치 내일 바로 이뤄질 만큼 구체적이고 세밀한 계획, 실행방안, 전략, 전술이 단단하게 다져져야 한다.

종종 투자유치 과정은 소모적 절차로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징징대는 경영자들도 있다. 난 반대다. 투자유치 과정은 기업의 자아발견 과정이다.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제 삼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절차다. 이런 절차를 지나고나면 더 성숙하고 성공가능성 높은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다. 물론 제대로 정공법으로 투자유치를 임할 때에 한해서 말이다.

남의 돈은 절대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 투자자들은 수준 낮아서 내 사업을 이해못해! 하면서 투덜대도 소용없다. 이미 한국 스타트업 산업도 국제화의 길에 접어들면서 진짜 돈 될만한 비즈니스엔 미국, 중국에서도 돈들고 와서 줄서기 때문이다.

투자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다시 한번 살펴보라 신뢰감 충분히 갈만한 단단한 논리와 근거로 제대로 무장되어 있는가?

자신감이 충만하다면 당신의 확신에 찬 눈빛이 기업가치를 수십, 수백억 끌어올려줄 수 있다.

#2. 스타트업 혹한기? 정상으로의 복귀!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은 기업들은 신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큰 기업들도 규모의 성장 속에서 비용도 급증하여 손실 또한 늘어나는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 만의 현상이 아님은 위안 삼을 만하다. 과거 2~3년간 지속된 모바일 서비스의 확산, O2O교란으로 대표되었던 사업모델은 이제 혹독한 검증의 프로세스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든든히 받쳐주었던 엔젤, 벤처캐피탈들에게 지금 현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유동성은 세계적으로 어느때보다 더 풍부하다. 부족한 것은 확신의 수준(confidence level)이다.

모바일 교랸으로 소비자를 잔뜩 모으면 뭔가가 이뤄질텐데 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이미 철지난 명제가 된 것이다. 결국 기본으로 복귀한다. 경영하는 기업은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을 내고 매출을 초과하지 않는 비용을 지출하고 궁극에는 수익을 내서 주주에게 그 이익을 어떤 형태로든 환원해주어야 한다. 작년까진 월간활동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 숫자가 뭔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듯한 기대감 잔뜩 들어간 분위기였다.

자, 이제 겸허하게 현실을 마주해보자. 원래가 기업의 본질은 이익 창출 능력에 있는 것이다. 지금이 스타트업 업계의 한파라고 두려워 말고 정상으로 복귀한다고 담담히 받아들이자.

"매출, 이익 지표를 만들지 못하지만 단지 투자자들의 믿음이 부족해서 우리는 안 된다"고 불평할거라면 그런 사업은 빨리 접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중국 어디서도 먹히지 않는 찌질한 핑계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독하게 다시금 신발끈을 묶어보자. 달려보자.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고는 못베길 그런 서비스, 제품을 만들어 보자.

Monetization! 내년 전세계적 스타트업 산업의 핵심은 어떻게 돈을 벌어서 남길 것이냐 이다. 증명하는 기업은 더 커질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혹한기를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