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오피스공유업체 위워크(Wework)가 아시아 최대 지점인 을지로점의 3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유태인 사업가 아담 노이만과 미구엘 맥켈비가 지난 2010년 뉴욕에서 설립된 위워크는 지난해 8월 강남점 개장을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공유경제’ 패러다임의 대표주자로 ‘부동산계의 우버’로 불리며 무섭게 성장한 위워크는 한국 진출 소식만으로 업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무실 재임대 모델에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도입해 입주사 간의 협업과 이를 통한 성장을 지원한다는 위워크는 미국에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전세계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위워크는 현재 홍보, IT, 헬스케어, 금융, 패션,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서 중소,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약 1만여개의 멤버사와 9만여 명 이상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하는 델타, IBM, PMPG, GE, 삼성, 드롭박스, 페이스북 등도 위워크 멤버다. 위워크는 현재 전세계 10개 국가, 38개 이상의 도시에 125개 이상의 지점을 두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위워크 강남역점에 이어 한국의 두번째 지점이 된 위워크 을지로점은 3000석 규모의 아시아 최대 지점으로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 7층부터 16층까지 10개 층에 위치한 위워크 을지로점을 개장전 미리 찾아가봤다.

위워크가 한국에 진출한 지난해 약 1조원을 투자해 수도권내 10여개의 오피스에서 임대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부터,  당시 완공 전이던 명동의 프라임급 빌딩 대신증권 사옥에 한국 최초의 위워크가 들어올 것이라는 말까지 시장에는 다양한 예상과 억측이 돌았다. 그러나 위워크는 강남역 인근 홍우빌딩에서 첫 지점을 열었고 그 두번째 지점은 당초 최초 지점으로 지목받았던 대신파이낸스 센터였다.

위워크 을지로점이 위치한 대신파이낸스 빌딩은 대신증권이 사옥으로 지은 연면적 5만3000㎡에 높이 120m, 33층의 초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명동 중앙극장 터에 자리잡은 빌딩은 을지로 입구역에서 멀지 않았다.

건물 밖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전 개장을 한 16층으로 곧장 올라갔다. 2층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16층의 통유리 출입문이 열리면 개방감이 돋보이는 공간에 경쾌한 음악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마치 뉴욕의 까페나 라운지를 방불케 한다. 크게 낸 창 밖으로는 명동성당과 도심 빌딩숲이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왔다. 16층은 약 80%가 입주를 완료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커피와 맥주가 제공되는 개방 공간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전용 오피스와 회의실 등이 만들어져 있다. 전용 오피스도 통유리 문으로 마감해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업체들 간의 접근성은 높였다. 회원들은 유리문 너머로 가볍게 목례를 나누기도 했다. 위워크는 사무 공간 설계 시에도 멤버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분석한 내용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위워크

강남점에 비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입주사들이 눈에 띄었다. 김수진 위워크 커뮤니티 매니저는 “입주사들의 업종은 다양하지만 정부기관과 일하는 금융, 컨설팅 관련 스타트업과 명동 입지를 선호하는 관광회사 등이 을지로점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 진출하는 미국, 중국 등의 해외 기업들도 꾸준히 문의를 주고 있다”고 했다.

강남점도 함께 맡고 있는 김 매니저는 “연면적 기준 강남점의 3배에 달하는 을지로점에서는 다양한 회원 편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골프, 전자 다트, 탁구대 등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휴식을 위한 공간까지 따로 마련했다. 회원이라면 위워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사전 예약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 출처=위워크

위워크 을지로점은 개방 공간을 사용하는 핫데스크부터 전용데스크, 다양한 규모의 프라이빗 오피스가 마련되며, 가격은 월 35만원(핫데스크)부터 시작된다. 전용데스크의 경우 위치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강남역점과 같은 1인당 48만원 수준이다.

투어를 진행한 매튜 샴파인(Matthew Shampine) 위워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위치, 시설, 멤버 커뮤니티,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을지로점의 성공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튜 샴파인 위워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징 디렉터. 출처=이코노믹리뷰DB

그는 “위워크는 최근 인도 진출을 결정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얼마 전 보도가 나온 것과는 달리 현재로서는 서울 3호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을지로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워크는 스타트업인 입주사들에 직접 투자를 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다른 엑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해 입주사의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샴파인 디렉터는 위워크의 진화모델로 숙박에 공유 개념을 채용한 ‘위리브(WeLive)’ 등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위워크는 ‘웰니스(wellness)’ 사업에 관심을 갖고 회원사들에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접목할 생각을 구체화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위워크 을지로점에는 아모레퍼시픽 등의 국내 대기업도 일부 팀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