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aaS 시대] 한 데이터 시각화 전문 스타트업이 SaaS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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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3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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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형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저물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SW와 서비스를 의미한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SaaS 부문 투자는 2018년까지 28.5% 증가할 것이며, 이에 맞춰 시장 규모도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어느 때보다 SaaS 관한 국내 SW 기업의 투자와 연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국내에 내로라하는 SW 개발사부터 스타트업까지 많은 기업이 자사의 설치형 SW와 솔루션을 SaaS로 전환하고 있다. 오늘은 한 스타트업의 전환 사례를 통해 SaaS가 기존 설치형 SW에 비해 어떤 이점을 갖추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볼까 한다.

'뉴스젤리'는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데이지(Daisy)'를 상용화한 스타트업이다.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란 어떤 기술일까? 누구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또, 뉴스젤리는 설치형 SW를 SaaS로 전환해서 어떤 이점을 얻었을까. 정병준 뉴스젤리 대표를 만나 자세히 물어봤다.

<정병준 뉴스젤리 대표>(출처=IT동아)
<정병준 뉴스젤리 대표>(출처=IT동아)

'뉴스젤리'는 어떤 스타트업인가?

- 데이터 시각화 기술과 관련 SW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시작한지 올해로 4년 정도 되었고, 자체 개발한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데이지'를 상용화해 여러 기업과 관공서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제 뻗어나갈 준비를 마친 SW 전문 기업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데이터 시각화란 무엇인가? 누구에게 얼마나 유용한 기술인지 궁금하다.

- 데이터 시각화란 말 그대로 복잡한 숫자와 수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차트와 그래프로 변환해주는 기술이다. 데이터 시각화의 장점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핵심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시각화가 왜 필요한지 사례를 들어보자.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정보 개방에 관한 법률'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유용한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정보를 공개는 했는데, 사용자들이 이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가 엑셀 등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글자와 표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엑셀 등 뷰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데다가, 그 복잡한 문서 내부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야 한다.

데이터를 단순히 정리, 보관한다고 해서 데이터 공개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누구나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재가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데이터 시각화가 공공기관 정보 개방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복잡한 엑셀 시트 대신 미려한 차트/그래프를 통해 공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 기관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릴 수 있고, 사용자들은 유용한 공공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나 다름 없다.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데이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 데이지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시각화해주는 SW이자 서비스다. DB 속에서 시각화할 데이터를 직접 추출할 수도 있고, 오픈 API 형태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가져와 이를 자동으로 시각화할 수도 있다.

데이지는 데이터가 어떤 포맷으로 저장되어 있든지 관계 없이 시각화 기능을 제공한다(파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뜻). 데이터가 테이블 형태로 정리되어 있으면, 데이지가 알아서 메타데이터를 자동 추출해서 시각화해주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각화 결과물은 21가지 형태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막대, 영역, 평행좌표, 버블차트 등 다양한 시각화 형태를 지원한다. 이 데이터에서 어떤 형태의 차트/그래프를 뽑아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관공서와 기업을 위해 '시각화 유형 자동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데이터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후 어떤 형태의 차트/그래프로 변환해야 어울리는지 파악해주는 기능이다.

현재 데이지를 이용중인 공공기관과 기업도 많다. 서울시의 열린데이터 광장, 정보화진흥원의 공공데이터 포털, 대구시의 녹색환경국, KICT의 빅데이터 센터 등이 데이지를 활용해 공공정보를 시각화 콘텐츠로 변환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들이다.

데이지는 기업 내부 데이터 시각화에도 유용한 도구다. NDA(비밀 유지 협약) 때문에 기업의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한 기업은 상부 보고 및 내부 회의를 위한 데이터 정리를 위해 데이지를 이용하고 있다. 단국대 소프트웨어 교육 캠퍼스에서도 데이지를 활용해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있다.

<데이지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예제>(출처=IT동아)
<데이지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예제>(출처=IT동아)

SaaS는 설치형 SW에 비해 어떤 이점을 보유하고 있는가?


- SaaS는 명백히 설치형 SW의 발전형이다. 클라우드가 확대되면 확대될 수록 설치형 SW의 입지는 좁아지고, 결국 시장에는 SaaS만 남게 될 것이다.

설치형 SW는 단점이 많다. 일단 SW의 유지 및 보수(지원 서비스)가 어렵다. 제공한 SW에 문제가 생기거나, 새 버전의 SW가 나와서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려면 SW 개발사(클라이언트)가 고객에게 직접 방문해야 한다.

방문만 어려우면 다행이다. 고객마다 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문제를 수정하기도 어렵고, SW 업그레이드는 더욱 어렵다. 고객마다 개별 케이스로 간주하고 지원해야 한다. 게다가 고객은 SW를 구동하기 위한 인프라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하고, 관리도 직접해야 한다.

SaaS는 이러한 설치형 SW의 단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일단 SW 유지, 보수, 업그레이드가 매우 용이하다. 개발사가 문제를 해결한 최신 SW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 SaaS를 이용 중인 모든 고객의 SW가 자동으로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일일이 고객들에게 방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각종 이슈 발생시 대응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SW 설치 및 서비스 도입 시간도 굉장히 단축된다. 기존에는 설치형 SW를 제공하기 위해 현장의 인프라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체크한 후 이에 맞는 SW를 찾아야 했다. SaaS는 자동화 스크립트를 통해 SW 설치 및 서비스 활성화에 걸리는 시간이 30분~1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먼저 SW를 패키지화해 고객에게 제공한 후 고객 환경에 맞춰 몇 가지 설정만 변경해주면 된다.

뉴스젤리와 데이지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 데이지는 설치형 SW와 SaaS라는 두 가지 형태를 모두 제공한다. 설치형 SW는 데이지 솔루션이 패키징화되어 있으며, 이를 기관 내부의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형태로 제공된다. 리눅스 서버와 윈도우 서버를 모두 지원한다. SaaS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Azure)'에 업로드되어 있는 데이지를 고객의 서버에 접목해주는 형태로 제공된다.

지금은 과도기다. 언젠가는 모든 설치형 SW가 사라지고, SaaS만 남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설치형 SW를 원하는 고객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사의 데이터를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객들에겐 설치형 SW를 통해 데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언제든지 고객이 원하는 바에 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점점 SaaS 형태의 데이지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 유지, 보수, 업그레이드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관공서와 기업 입장에서도 그만큼 관리가 수월해지니 SaaS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재 데이지는 MS 애저를 통해 SaaS를 제공 중이다. 애저를 선택한 이유는 편리함과 많은 지원 때문이다. 데이지를 개발할 때 애저를 먼저 접했고, 계속 사용하다보니 AWS(아마존 웹 서비스)나 GCP(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같은 타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사용이 쉬웠다. MS의 창업지원프로그램 비즈스파크 플러스(유망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해주는 MS의 정책)의 지원도 많이 받았다. 현재 애저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지 패키지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

예전에는 애저의 일본, 싱가포르 '리전(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수의 데이터 센터)'을 통해 데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애저의 한국 리전(코리아 센트럴(서울), 사우스 코리아(부산))이 오픈된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 리전을 통해 데이지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서비스가 고도화(=무거워지면)되면 될 수록 해외 리전은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한국 리전이 이러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데이터 시각화 SaaS '데이지'(출처=IT동아)
데이터 시각화 SaaS '데이지'(출처=IT동아)

뉴스젤리의 향후 발전 방향은 어떻게 되는가?

- 뉴스젤리는 설립 이래 두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처음 뉴스젤리를 설립했을 때에는 우리가 직접 데이터를 가공해 인포그래픽(Infographics, 정보, 데이터, 지식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을 만들었다. '뉴스젤리'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 API를 활용한 인포그래픽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여러 공공기관과 매일경제, YTN 등 언론사에게 의뢰를 받았다. 인포그래픽을 만들기 원하는 관공서와 기업이 데이터를 주면 상대에게 최상의 인포그래픽을 전달하는 사업 모델이다. 뉴스젤리의 이름을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의뢰를 받다보니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에 대한 시장의 니즈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직접 인포그래픽을 만드는 것보다 인포그래픽을 포함한 차트/그래프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2015년부터 데이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재는 데이지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 의뢰로 인포그래픽을 만드는 사업 모델은 중단했다. 때문에 내부 구성원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현재 뉴스젤리에는 16명이 근무 중인데, 이들 대부분이 데이지 개발을 위한 전문 개발자들이다. 데이지의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 6월 케이넷투자파트너스부터 1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궁극적으론 데이지에 도입된 기술 상당 수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데이지의 기술을 테스트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데이터 시각화가 데이터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데이터 시각화 시장이 성숙하면 보다 많은 고객이 데이지를 찾기될 것이다.

현재 데이지는 API 타입 SaaS만 제공한다. 많은 공공기관이 자사의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부망 접근이 쉬운 API 타입을 먼저 만들었다. 하지만 향후에는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는 타입의 완벽한 서비스형 데이지도 출시할 계획이다. 로그인 타입 데이지가 완성되면 관공서와 기업 그리고 사용자는 더욱 쉽게 데이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병준 뉴스젤리 대표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인공지능을 집중 연구한 공학도다. 뉴스젤리의 공동창업자이며, 현재 뉴스젤리 대표로서 기술 서비스 개발팀을 이끌고 있다. 뉴스젤리와 데이지를 통해 데이터 시각화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리기 위해 오늘도 고심 중. 한양대학교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를 졸업한 후 이후 동 대학원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학위를 받았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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