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대박 카카오뱅크, 2% 아쉬운 '상담불가'

인터넷입력 :2017/07/31 17:20    수정: 2017/07/31 17:21

손경호 기자

카카오뱅크가 흥행대박을 내면서 31일 오후 1시 기준 100만개의 계좌를 유치하고 대출 3천230억원과 예적금 3천440억원을 기록했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난 사용자들에 대비해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지는 못했다는 사실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27일 오전 7시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에는 시간당 평균 1만여 명의 고객이 유입돼 신규 계좌를 개설할 정도로 사용자들이 폭주했다.

문제는 주말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5일이 지나도록 계좌를 개설하지 못했거나 대출 한도조회 조차 하지 못해 불만을 터트리는 사용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대출 신청 불가 왜?

실제로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사용자 리뷰 중에는 "뭘 하고 싶어도 왜 4일째(7월30일)인 오늘까지 실명인증이 안 되나요?", "카카오톡 문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음. 문의하니 이용량 많다고 함. 나중에 답변주는게 아니라 그렇게 많다고 하고 끝임.(7월29일)", "지금까지 2천억원이 넘게 대출이 됐다고 하는데 왜 나는 대출신청자가 많아서 접속 안 된다고 조회조차 안 되는 건지...(7월30일)", "(대출)상담도 안 되는데 무슨 상담을 하라는거야 나흘째 에러 때문에 개설이 안 되네" 등과 같은 불만 글이 등장했다.

현재 가장 큰 원인은 카카오뱅크 자체 시스템 보다도 유관기관으로부터 신용평가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위해 여러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카카오뱅크 주요 서비스 중 유독 접속장애가 발생하는 부분은 대출 부문이다. 비상금 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하기' 혹은 '나의 한도 확인하기'를 진행해야하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비대면으로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신청자의 실명확인,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건강보험금 지급 내역, 신용등급조회 등 과정을 필요로 한다.

현재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앱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대출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신청하기' 혹은 '나의 한도 확인하기'를 누르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이어 "대출가능시간은 06시~23시이며, 대출한도와 금리는 고객센터 상담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전화문의, 카카오톡 문의가 뜬다.

전화문의의 경우 상담 신청자들이 많아 나중에 다시 전화를 달라는 안내음성이 나오고, 카카오톡 문의에서도 대출 신청 관련 뭐가 문제인지, 언제 해결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측은 "신규 계좌개설의 경우 속도가 느려지기는 했지만 대출 관련 한도조회에 실수요, 과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7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시간 당 평균 2만명이 몰렸으나 현재는 1만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새로 계좌를 개설하는 사용자들은 줄어들었으나 계좌를 개설한 사용자들의 대출신청 혹은 한도조회 요청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신청하기나 나의 한도 확인하기가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조회해 볼 수 있는 탓에 실제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용자가 아닌 과수요까지 몰리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내가 대출할 수 있는 금액과 금리를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트래픽이 몰렸지만 유관기관에서 이에 대응할만큼 충분한 준비가 되지 못했던 탓이 크다.

■같지만 다른 은행…서비스 지연 빠른 해결 필수

지난해 1년 동안 시중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이뤄진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15만5천개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들이 1년에 걸쳐 신규 계좌를 유치했던 것과 비교해 6.45배가 넘는 100만건의 계좌개설을 5일만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개선해 편리하면서 나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모바일은행을 내세운 카카오뱅크의 시도가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같지만 다른 은행'으로서 연착륙 하기 위해서는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문구가 5일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도록 보다 빠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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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뱅크는 24시간 상황반을 가동하고, 대외기관과 협력해 계좌개설, 여수신 상품 가입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함 해소, 빠르고 안전한 금융거래 실현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는 "단시간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고객 유입으로 고객상담, 상품/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용 불편 해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