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에 대한 쓸데 있는 잡학사전

출처 GettyImages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피해갈 수 없는 3가지 대표적인 세금은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다. 법인세를 시작으로 하나씩 핵심만 짚어보겠다. 아래에 있는 모든 설명은 세법상 구체적인 조문이 있고 판례나 예외 조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세법 전문가가 되려는 게 아닌 만큼 이를 모두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큰 그림을 살펴보고 대략적인 개념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법인세란 무엇인가=돈을 벌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개인이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개인소득세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인은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법인소득세를 낸다. 법인세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법인세=과세표준×세율). 또 법인세율은 아래와 같이 정해져 있다.

과세표준 세율
2억원 10%
2억원 ~ 200억원 2,000만원 + (2억원 초과 금액의 20%)
200억원 초과 39억 8,000만원 + (200억원 초과 금액의 22%)

문제는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과정이다. 복잡한 탓에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같은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창업자 역시 절세를 하려면 법인세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과세표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은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사실 과세표준 계산은 이미 발생한 거래에 대해 기록하는 사후 행위다. 법인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거래 발생 그 자체이며 이는 스타트업 기업 내부에서 매순간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 쉽게 말해 세금을 줄이고 싶다면 거래 발생 단계부터 경영자와 구성원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수익? 이익? 과세표준?=법인세는 법인소득세의 줄임말로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론 많이 남기면 많이 내고 적게 남기면 적게 내는 개념이다. 이 때 얼마나 남겼는지를 의미하는 게 바로 과세표준이다. 따라서 과세표준은 개인으로 따지면 연간소득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남겼는지 계산하려면 먼저 ‘수익-비용=이익’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 매출이 100만 원, 인건비나 임차료 같은 비용이 80만 원 발생했다면 벌어들인 금액은 20만 원이다. 이 때 100만 원을 수익, 80만 원을 비용, 20만 원을 이익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익과 이익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법인세법은 매출이 크더라도 실제 남는 게 없다면 세금을 내라고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매출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남겼는지에 따라 납부해야 할 세금이 달라진다. 따라서 위 예에서 법인세는 100만 원이 아니라 2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된다.

좀더 깊게 들어가 보자. 얼마나 남겼냐고 질문했을 때 개념상 이익과 실제 세금을 납부하는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은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전자는 회계상 개념이고 후자는 세법상 개념이다. 실제로 비용 80만 원을 썼지만 사회 정책적 목적으로 인해 세법은 그 중 10만 원만큼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회계상 이익은 20만 원이지만 세법상 과세표준은 30만 원이 될 것이다. 과세표준 30만 원에 세율 10%를 적용하면 세금 3만 원을 납부하게 된다.

법인세 절세, 어떻게 해야 할까=첫째 적격 증빙을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법인세 계산 구조에서 알 수 있듯 절세를 하려면 최대한 법인세법이 규정하는 대로 비용을 인정받아야 한다. 법인세법은 적격증빙이라고 해 몇 가지 정해진 증빙을 받았을 때에만 비용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스타트업 운영 과정에서 비용을 지출할 때에는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적격 증빙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증빙은 5년간 보관해야 한다. ① 신용카드매출전표 ② 현금영수증 ③ 세금계산서, 계산서.

예를 들어 직원과 식당에서 회식을 하고 볼펜으로 수기 작성한 간이영수증 종이를 받았다면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단 건당 3만 원 이하라면 적격 증빙을 받지 않아도 상관 없다. 간이영수증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3만 원 이하라도 아예 증빙을 받지 않으면 근거가 없으니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둘째, 접대비 한도 내에서 지출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회계상으론 접대비를 얼마나 쓰냐 관계없이 모두 비용이다. 하지만 법인세법은 과도한 접대비 지출을 막기 위해 일정 한도를 부여한다. 기본적으로 연간 1,200만 원, 중소기업은 2,400만 원 한도를 준다. 매출액이 100억 이하라면 매출액 중 0.2% 한도를 추가로 부여하며 이를 초과하는 접대비는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0억 원인 중소기업이라면 세법은 연간 2,600만 원(2,400만 원 + 10억×0.2%)까지 사용한 접대비는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접대비는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필자에게도 “한도를 초과해 접대비를 쓰면 안 되냐”는 질문이 자주 온다. 접대비 한도 초과액은 법인세 계산 과정에서 단지 비용으로 인정받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한도를 초과했다고 해서 벌금이 나오거나 형사상 문제가 된다는 의미는 아닌 만큼 오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세금을 더 내라는 규정인 것이다. 판단은 경영자 각자의 몫인 셈이다. 접대비가 한도를 초과해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은 실무상 자주 발생한다.

또 일반 비용은 3만 원 이하라면 적격 증빙 외 간이영수증 등을 증빙으로 받아도 되지만 접대비의 경우에는 1만 원 이하일 때에만 간이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1만 원 초과 지출인데 간이영수증을 받았다면 접대비 한도 계산과 관계없이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셋째, 가지급금은 안 된다. 가지급금이란 법인계좌에서 출금됐지만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는 자금을 말한다. 이런 일이 왜 발생할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실무에선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사업 초 자금이 지출됐는데 미처 증빙을 챙기지 못했거나 어디에 썼는지 모르는 지출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법인 자금과 개인 자금을 구분하지 못하고 법인 통장에서 자금을 출금, 개인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 모두에서 가지급금이 발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가지급금이란 법인 계좌 출금 내역 중 펑크가 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펑크가 난 돈을 법인세법은 대표이사가 빌려간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곤 대표이사가 돈을 빌려갔으니 법인에 이자를 내라고 한다. 이자율도 법인세법에선 4.6%로 정해놨다.

만일 대표이사가 4.6% 이자를 법인에 내면 그만큼 법인 입장에선 대여금에 대한 이익, 이자수익이 발행하기 때문에 과세표준이 늘어나고 법인세 부담은 증가한다.

만일 대표이사가 4.6% 이자를 법인에 내지 않았다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먼저 법인에 이자를 내지 않았더라도 낸 것으로 계산해 법인세법상 과세표준이 늘어난다. 따라서 법인세가 증가한다. 이자를 내든 안 내든 법인세는 늘어난다는 얘기다. 다음은 대표이사가 무이자로 돈을 갖다 썼으니 법인으로부터 혜택을 봤다고 판단, 마치 급여를 더 받아간 것처럼 생각해버린다. 대표이사에게 추가 소득세 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회사 계좌 출금 중 증빙이 없는 부분은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이자도 내야 하며 이자를 안 내면 소득세까지 내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형사상으로 보면 가지급금은 횡령죄나 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다. 법인이 VC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은행 대출 심사, 신용평가를 받는 경우에도 재무제표를 제출하는데 가지급금은 중요하게 보는 항목 중 하나다. 따라서 가지급금은 담당 공인회계사와 상의해 정리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각종 세액 감면과 공제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국가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여러 세제 혜택을 마련한다. 그런데 수많은 제도가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매년 개정된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적용 요건 충족 여부는 담당 공인회계사와 상의를 해 기업별로 판단해봐야 할 사항이다. 해당된다면 이런 제도를 활용하면 세부담 면에서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 감면,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 감면, 중소기업투자세액공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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