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넷플릭스보다 오래 본다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프로그램스의 월정액 주문형 비디오(SVOD)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플레이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왓챠플레이 앱을 사용한 시간은 1인당 평균 237분으로 넷플릭스 사용 시간(146분)보다 62.3% 많았다. 1인당 월평균 실행 횟수도 왓챠플레이 143.3회, 넷플릭스 51.2회로 세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왓챠플레이는 월 4900원에 영화와 드라마를 제한 없이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PC와 모바일 앱에서도 볼 수 있다. 왓챠플레이의 강점은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추천이다. 프로그램스는 2013년부터 영화 평점 사이트인 왓챠를 운영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자신이 본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을 분석해 맞춤 영화를 추천해준다. 보지 않은 영화의 예상 별점도 보여준다. 이렇게 쌓인 별점은 2억7000만개 이상이다. 23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1인당 평균 120편가량 별점을 매긴 것이다. 프로그램스 관계자는 “이 같은 SVOD 서비스의 핵심은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얼마나 잘 추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넷플릭스에 없는 한국 이용자들의 방대한 취향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미국에서 설립된 넷플릭스는 190여개국 86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SVOD 서비스다. 미국 가구의 36%가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했을 정도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추천은 물론 ‘하우스 오브 카드’ ‘나르코스’ 등 자체 제작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올해 1월 진출했다. 월 이용 요금은 1만2000원(스탠더드 요금제 기준)이다.

두 업체 모두 정확한 가입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2분기 이후 왓챠플레이 사용자가 넷플릭스를 넘어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왓챠플레이는 이용자를 연내 20만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왓챠플레이는 2만3000여편에 이르는 작품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품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드라마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외하면 대부분 왓챠플레이보다 작품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영화는 왓챠플레이가 열 배 가까이 많았다. 넷플릭스는 한국시장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