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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 "오기·집념 앞세워 P2P 개척…일 스트레스는 '또 다른 일'로 풀죠"

■ CEO & STORY





3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이승행(33·사진) 미드레이트 대표 및 한국P2P금융협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사업을 꿈꿨던 ‘본투비(born to be) 사업가’다. 좋게 말하면 열정, 다르게 말하면 오기 하나로 대기업을 뛰쳐나와 자신만의 회사를 차렸다.

그의 오기와 집념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미국 유학 시절 이 대표는 근처 교회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했다. 하지만 노숙자들한테 동양인이라고 대놓고 무시를 받는 설움을 겪었다. 이 대표는 “샌드위치를 나눠주려고 하는데 노숙인들이 안 받으려고 했죠. 도와준다는데도 그 손길을 거절하니 정말 황당할 따름이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그는 노숙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무던히 노력했다. 그들의 이름을 외우고 먼저 다가가면서 천천히 마음을 열고자 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다시 떠나던 날 한 노숙인이 “그동안 고마웠다”며 직접 만든 팔찌를 선물해줬다.

대학시절부터 자전거 일주·인터넷쇼핑몰 등 몰입

대기업 건설사 뛰쳐나와 금융 스타트업 만들어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NH핀테크혁신센터 내 미드레이트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한 손에 그 팔찌를 차고 인터뷰에 임했다. 갈색 구슬이 촘촘하게 달린 얇은 팔찌로 6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끈이 끊어지고 구슬도 몇 알 없어졌지만 다시 고쳐 차고 다녔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당시 그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앞으로 살면서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간중간 그는 그때의 집념을 되새기듯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살면서 “쟤 왜 저래, 뭐 때문에 저렇게까지 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대학 시절 스마트폰이 없이 일일이 지도를 찾아가면서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고 무작정 의상디자인과 전문대를 졸업한 친구들을 섭외해 인터넷 쇼핑몰을 차렸다.

이 대표는 “미국도 그때 1년 동안 쇼핑몰을 하면서 번 5,000만원으로 가게 된 것”이라며 “그냥 미국이 너무 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그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녔고 월트디즈니에서 인턴을 하며 한국인 최초로 우수직원상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대기업이라는 틀은 맞지 않았다. 창업 전 한 대기업 건설사에서 일했던 그는 프로젝트 계약 관리를 맡아 하도급 업체들과 가격흥정을 벌이는 일을 주요 업무로 맡았다. 이 대표는 당시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일했으나 그에 따른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2,000억원짜리 프로젝트’라고 하면 저는 1,000억원 후반대로 가격을 깎는 거죠. 그럼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가 회사에 수십억, 수백억원어치의 가치를 가져다준 셈인데 돌아오는 보상은 ‘당연히 네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염증을 느꼈습니다. 저도 나름 신입사원 때는 의욕적으로 일해서 회사 회장님이랑 악수하면서 상도 받고 그랬었는데 의욕이 완전히 떨어진 거죠. 그러던 즈음에 시간이 날 때마다 회사 후배와 창업 관련 토론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 후배와 함께 회사를 나와서 회사를 차렸습니다.”

일을 좋아하다 보니 ‘일중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에 또 다른 일 이야기가 답변으로 나왔다. 이 대표는 얼마 전부터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현재 하고 있는 P2P(개인 간)금융 사업에서 조금 벗어난 P2P금융 2차 시장 구성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P2P금융업체를 통해 거래가 완료된 채권들을 사용자들끼리 다시 한 번 사고팔 수 있는 시장 말이다. 이러한 시장이 구성되면 투자 완료된 돈을 다시 회수해 또 다른 곳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미 미국에서는 활발히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주 업무에서 조금만 벗어난 일을 생각하면 또 재미있다”며 “회사 사업총괄(COO), 개발자와 앉아서 2차 시장에 대한 토론을 열띠게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요일 밤에 다들 한 번쯤은 ‘내일 출근하기 죽기보다 싫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제가 알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일은 정말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미드레이트를 차리고 나서 단 하루도 쉬지 못했지만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SNS 등 비금융정보 활용한 신용평가 기법 구축

페이스북·알리바바같은 혁신적 제품·서비스 목표



그는 현재 P2P금융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국내에 일으킨 P2P업계의 협회장을 맡고 있다. P2P협회장을 맡게 된 것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 ‘부회장 정도 해야지’ 했는데 회원사의 추천을 받아 덜컥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한다.

두 개의 협회로 갈라진 P2P업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일조한 공 때문이었다. P2P업계는 초창기에 선발주자와 후발주자로 구분되는 두 개의 협의체로 나뉘어 있었다. 이 대표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업체들끼리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제가 먼저 다른 협의체에 있던 8퍼센트의 이효진 대표를 찾아가 ‘통합해서 가자’는 제안을 했죠. 거기에 이효진 대표가 동의했고 두 협의체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회장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그때 아무래도 존재감이 조금 덜한 신생업체의 대표가 협회장을 맡아서 회원사들이 동등하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많이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선발업체의 모 대표와 후발업체 대표인 제가 경합을 벌여 제가 더 많은 표를 받게 된 거죠.”

올 6월 말 출범한 한국P2P금융협회는 현재 34개의 회원사로 이뤄져 있다.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많아 내년 상반기에는 70개사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는 현재 하루 일과를 협회 일 70%, 미드레이트 일 30%로 배분하고 있다. 그에 따라 미드레이트 대표로서 느끼는 조바심도 있다. 6월에 출범했지만 아직 경쟁사만큼 많은 상품을 출시하지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신용평가 기법을 강점으로 내세워 미드레이트로 성공할 자신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정보 등 기존 금융회사가 활용하지 않았던 비금융정보들을 스타트업답게 신속하게 검증해보고 신용평가에 도입해나가는 중이다. 이 대표는 “누적 대출액을 무작정 늘려 눈에 띄려 하기보다 그 어떤 금융기관이나 다른 P2P업체보다 뛰어난 신용평가 기법을 구축하고 있다”며 “뛰어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부실률을 확 낮추고 투자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P2P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이라는 바람을 일으킨 마크 저커버그나 알리바바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마윈처럼 비즈니스적으로 한 획을 긋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족적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는

△1983년 서울 △2009년 플로리다주립대 경영학 졸업 △2009~2010년 미국 월트디즈니월드컴퍼니 존2 인턴 △2016년 동국대 경영대학원 핀테크융합과정 수료 △2016년~ ㈜미드레이트 대표, 한국P2P금융협회 초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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