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네이버가 이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시선을 돌렸다. 라인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음성인식기술기업인 ‘사운드하운드(Sound Hound)’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기 때문이다.

사운드하운드는 지난 2005년 설립된 음성 인식 및 자연어 처리 엔진 개발 전문 기업으로, 화자의 음성을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ASR(Automatic Speech Recognition), 자연어 처리를 통해 화자가 말한 내용 및 의도를 이해하는 NLU(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기술 등 10년간 음성인식 분야에서 축적한 R&D 기술로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 출처=네이버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음악 검색 서비스 ‘사운드 하운드’, 음성 인식 및 가상 비서 서비스 ‘하운드’ 등의 앱을 출시,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옐프, 우버 등의 기업들과도 음성인식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사운드하운드는 네이버-라인 뿐 아니라, NVIDIA, 삼성전자, KPCB, Recruit, Sompo, Nomura 등과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총 투자금액은 7500만달러지만 각각의 투자규모는 비공개다.

현재 네이버는 nVoice 등의 자체 음성기술 개발, 드비알레 등 관련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오디오클립 등의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분야에 대한 지원 등 음성기술 관련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과 폭넓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하는 바다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통한 기술 기반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경영을 유럽으로 집중하고 있다. 라인의 경우 아시아 지역 이상의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파괴적인 글로벌 경영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이 중요하다. 결국 프랑스의 K-펀드1을 통해 반(反) 구글 연대를 다지는 것이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 중 핵심이다.

드비알레 투자가 단적인 사례다. 2007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스피커 분야 전문 스타트업인 드비알레는 자체 개발한 신개념 증폭기술 ‘아날로그ㆍ디지털 하이브리드(Analog Digital Hybrid·ADH)’, SAM(Speaker Active Matching) 등으로 Phantom과 같은 차별화된 소형기기로 하이엔드 급의 음질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프랑스'라는 접점이다. 결국 글로벌의 방향성을 유럽으로 잡은 네이버의 의도가 배어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운드하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다. 그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스펙트럼을 유럽이 아닌, 말 그대로 글로벌로 잡은 상태에서 인공지능 기술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성인식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사운드하운드 투자로 보여지는 네이버의 전략적 유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