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지원 공간에 꽂힌 한화, 현대

한화·현대 등 대기업이 벤처 지원 공간에 꽂혔다. 스타트업 코워킹스페이스(협업)공간, 기업가정신 교육장 등으로 벤처 생태계 지원에 경쟁적으로 나선다. 특히 오너가 3세들 활약이 두드러진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화생명 서초사옥에 `한화생명 드림플러스`가 연내 들어선다.

한화생명은 지난 10월 여의도에 핀테크지원센터인 한화생명 드럼플러스63을 연지 반년 만에 다시 공간을 확장한다. 한화S&C에서 지원하는 드림플러스 신사센터까지 포함하면 한화그룹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 공간만 총 3곳이 된다.

여의도 63빌딩에서 자리잡은 핀테크 육성센터인 `드림플러스 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DREAMPLUS 63)`
여의도 63빌딩에서 자리잡은 핀테크 육성센터인 `드림플러스 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DREAMPLUS 63)`

서초사옥에 들어서는 한화생명 드림플러스는 코워킹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과 입주공간 등이 될 전망이다. 서초사옥은 지상 20층, 지하 6층 건물로, 삼성전자가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건물의 약 3분의 1 상당이 공실이다. 코워킹스페이스로 유명한 위워크 강남역점과 직선거리로 약 500m지점에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서초사옥에 한화 드림플러스를 추가 마련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결정했다”며 “아직 코워킹스페이스 공간이 될지 입주사 전용공간으로 될지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산나눔재단도 올 하반기 서울 중구 신당동에 기업가정신 및 사회적기업가 교육 공간을 갖춘 사옥을 오픈한다.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로 콘퍼런스홀과 강의실 등을 두루 갖췄다.

아산나눔재단 신사옥(서울 중구 신당동) 조감도
아산나눔재단 신사옥(서울 중구 신당동) 조감도

재단은 그동안 계동빌딩 공간이 협소해 어려웠던 기업가정신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신당동 사옥이 추가되면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벤처 입주공간 `마루180`과 함께 직접 운영하는 공간만 2곳이 된다. 운영대행을 맡고 있는 구글캠퍼스까지 포함하면 벤처지원 공간 3곳을 운영한다.

서울 역삼동에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마루180`
서울 역삼동에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마루180`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타운 구성에 앞장 선 루트임팩트와 HGI는 소셜벤처 입주공간 및 코워킹스페이스인 `헤이그라운드`를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로 6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소셜벤처와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성수동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
소셜벤처와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성수동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

이처럼 벤처지원 공간으로 가장 주목받는 곳에는 오너가 3세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3세들은 각자 맡은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투자와 공간 확대 등 공격적인 시도에 나선다. 사업 기안과 실행이 빠르다. 젊은 감각에 스타트업과 자주 교류하면서 가지는 특징이다.

한화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앞장서 핀테크를 중심으로 벤처 지원에 힘쏟고 있다. 아산나눔재단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전 회장의 장녀인 정남이 사무국장이 실무를 두루 챙긴다.

HGI와 루트임팩트의 창업자인 정경선 대표는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이다. 정 대표는 최근 미국과 한국 소셜벤처 밸리를 연계한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의 핵심은 인재 발굴과 육성에 달렸다”며 “초기 창업자의 공간 문제를 해결하면서 집적효과, 교류 등이 가능한 커뮤니티 사업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