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9일 진행됐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넷마블 노동자의 돌연사 우연인가 필연인가?’라는 주제로 게임산업종사자의 노동환경을 살펴보고, 국내 IT노동자의 노동환경 변화와 현황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정미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PC기반은 물론 모바일에 있어서도 게임 산업은 세계적인 기반을 가질 정도로 자라났다”고 국내 게임 산업의 위치를 먼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서 “하지만 게임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장근로를 통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있으며, 노동자의 노동력을 한없이 갈아 넣는 20세기 산업화 시기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게임업계의 노동강도와 강한 편임을 강조했다.

▲ 정의당 이정미 의원

또한, “이러한 노동 환경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각종 질환을 호소하고 있고, 급기야 돌연사까지 발행했다”며, “한국 게임산업을 주도하는 넷마블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사실상 게임산업 전반에 근로 기준과 룰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이정미 의원은 최근 넷마블의 야근 금지 방침에 대해 "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민간요법에 불과하다"며 "판교의 등대, 구로의 등대라고 표현하는데, 등대는 육지가 아니라 바다에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구로나 판교 같은 도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장 여론의 분노를 잠재울 미봉책이 아니라 근로자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개발자를 소모시키는 제작환경과 노동을 넘어서야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된다. 앞으로도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며, 대한민국 전반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바꾸는 정책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변화될 게임산업 노동환경에 대한 기대감과 다짐을 나타내기도 했다.


■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2016 게임산업종사자의 노동환경 실태"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게임개발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가 자리해, 2016 게임산업종사자의 노동환경 실태에 관한 설문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해당 설문 조사는 게임업계 전반의 노동자와 넷마블 전현직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노동시간과 강도 등을 조사한 결과물이다.

▲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설문 조사 결과, 넷마블과 업계 전반적으로 20대와 30대의 개발자 구성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이한 점은 젊은 노동자가 많았음에도, 경력 3년차 이상이 26.1%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근무 기간은 1년~2년 미만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차지해, 이직이 잦은 업계의 현실을 드러냈다.

쟁점이 되었던 노동 시간은 주 5일 근무제로 계약한 사례가 대부분이었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야근(연장 근로)과 관련해서는 업계 전반적으로 연장 근로를 한다고 답변한 사례가 38%에 이르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최민 전문의는 "설문 조사에서는 '의미없는 연장 근로'에 대해서만 물었던 만큼, 야근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내부의 노동 시간 현황은 업계보다 더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하루 노동 시간을 묻는 질문에 10%의 재직자만이 1일 8시간 근무를 한다고 답변했고, 전체 모집단에서의 긍정적인 답변은 10%정도에 불과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노동 시간이 긴 편임을 짐작할 수 있지만, 넷마블은 그보다 더 장시간 노동을 하리란 합리적인 추측을 내려볼 수 있는 조사 결과다.

▲ 넷마블 하루 노동 시간 설문

휴일 근무도 마찬가지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7%를 차지했으나, 넷마블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는 1개월 평균 5회 이상이라는 응답이 25%를 기록하여 큰 차이를 보였다. 한 달 간 휴일 근무 횟수가 5회 이상인 사람도 재직자 기준 2%에 이르렀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이용하여 업계 전반의 근로 시간 수를 계산해보면, 게임 개발자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약 205.7 시간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상용직 근로자보다 약 30시간 정도 높은 수치다. 그리고 넷마블 노동자들은 업계 평균보다 30시간을 더 근무한다고 볼 수 있다. 일일 기준으로는 2시간 이상 더 일하는 셈이 된다.

넷마블 측은 토론회 이후, "노동연대의 설문조사는, 넷마블 전·현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경우 넷마블 재직여부를 확인함 없이 누구나 참여 및 답변을 제출할 수 있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기에 표본수집 과정에서 정확성과 신뢰성에 오류가 있다"고 알렸다.

또한, "넷마블이 위기를 겪고 급격히 성장하던 2012~2013년, 과장된 이야기와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2014년부터 캠페인 등을 통해 여건이 되는 계열사들은 자발적으로 제도 및 업무 환경을 개선해 왔지만 인수한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개선이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1년여간의 조직문화 진단을 통해 확인했고, 8일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전사에 의무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넷마블 한 달 평균 휴일 근무 설문

넷마블 대상의 설문조사는 돌연사 사건 이후 진행된 되었으므로, 더 자세히 조사할 수 있었다. 게임 개발의 특징 상 평균 노동 시간의 오차가 클 수 있어, '최장 연속 근무시간'을 추가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넷마블 전체 응답자 전체의 30% 이상이 36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변했다.

설문에 따르면 오전 10시 출근했을 경우, 다음날 밤 10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이야기가 된다. 설문 조사자들이 남긴 의견을 보면, '1주일에 2번 출근을 1년간 했다'고 적은 사례도 있었다. 여기서 1주 2번 출근이란, 1회 출근에 2박 3일 또는 3박 4일을 일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장시간 노동을 회사가 장려했다고 답변한 사람은 퇴직자가 91%, 재직자가 58%를 차지했다. '말로는 야근하지 말라고 하지만 오래 일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한 사람은 재직자가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 전문의는 "설문 조사 결과에 비추어 봤을 때 넷마블 측의 대응이 '어쩔 수 없이 야근하는' 방식을 늘리는 것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넷마블의 야근 금지 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함을 지적했다.

▲ 넷마블 최장연속 근무시간 설문조사 결과

야근을 장려하는 분위기에 비해서 근무 기록은 제대로 되고 있을까? 최장 연속 근무시간이 길었음에도 '집에서도 일을 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언제든지 사측의 호출에 응하고 작업을 해야 하는 환경에 노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근무 시간이 기록되고 열람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36%만을 차지했다. 이는 연장근무 수당으로 다툼이 발생했을 때나 과로사로 인한 산재를 신청할 때, 자신의 노동 시간을 증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열정에 의한 자발적인 사례가 아니다. 업무 자율성을 묻는 질문에 0~20%라는 응답이 가장 높다는 것을 보면, 게임 개발이 더는 창의적인 작업이 아님을 의미한다.

강도 높은 노동에 따른 보상도 미미했다. 연봉형태가 포괄임금제라 답변한 사람의 수는 55%에 달했고, 업계 전반적으로 인센티브와 휴가 관련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의견이 50%가 넘었다. 넷마블 또한 휴일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56%를 기록했다. 야근 후 택시비를 수당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거의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최민 전문의의 설명이다.


최민 전문의는 "전반적으로 넷마블은 업계보다 더 고강도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한 뒤, "시간당 임금은 낮아지고 인센티브와 같은 당근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고착화된 초장시간 노동을 생각해보면 돌연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이어서, "지금 당장 초장시간 노동을 규제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집중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초과노동을 지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돌연사 건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비쳤다.

최민 전문의는 생태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노동 환경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일본이 과로사 방지법을 제정한 것처럼 전면적인 실태조사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조사는 물론, 게임백서에서 노동자 실태조사를 추가하고, 과로사 위험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것으로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 박준도 노동자의미래 정책기획팀장 - "11~15 서울디지털산업단지 IT노동자의 노동환경"

▲ 박준도 노동자의미래 정책기획팀장

현재 서울 디지털단지에는 약 3만 명 이상 IT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격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이번 설문 조사는 IT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추정해볼 수 있다.

IT노동자의 노동환경 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40대 노동자 비율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30대 노동자 비중이 전체 65%를 차지할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도 40대의 노동자 비율은 대동소이하다. 결국, 이것은 40대까지 IT노동자로 살 수 없는, 미래가 어둡다는 추정인 셈이다.

특히, 장기 근속자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2년간 고용조정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박준도 팀장의 말에 따르면, 노동 문제 관련 상담을 받은 IT노동자 중, 해고 문의를 했던 이들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노동 시간 또한 2015년을 기점으로 급증했으며, 장기근속자가 줄어들며 명목임금도 감소했다.


노동시간은 증가하고 임금은 급감하며, 11년 기준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던 노동자들이 1.2%로 줄어들었다. 시간당 임금이 내려가며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간당으로 계산했을 때,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노동자들은 13.5%나 존재한다.

15년에 진행한 조사 결과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암울한 전망을 보였다. 청년고용비중이 높은 산업단지임에도, 열정페이라는 구실로 연장근로 시키는 무료·무급노동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박 팀장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 청년 노동을 이야기할 수 없다. 업계 전반의 환경을 개선해야 청년노동의 미래가 있다"고 고착화된 인식와 구조가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다.



■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 "게임개발 환경과 노동조건의 변화"

▲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노동시간센터의 김연선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노동강도가 악화된 원인을 게임개발 환경이 변한 것에서 찾았다. '개발자에에 야근은 숙명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계의 장시간 노동은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예술혼'과 '헝그리 정신'을 보였다고 포장하곤 한다. 성공 신화가 깔려있었던 과거였기 때문에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관점이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 개발 환경이 변화하며 장시간 노동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김영선 연구원은 "플랫폼이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개발주기가 짧아지고, 흐름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출시 및 개발 주기가 짧아졌기에, 야근과 밤샘을 의미하는 '크런치 모드'의 빈도가 잦아졌다고 봤다. 빠르게 흘러가는 개발 환경을 따라잡는 것도 오롯이 개발자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환경이 변했음에도 중앙 통제식 관리가 여전히 지속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 통제식으로는 변화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했고, 이는 결국 개발자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제작 규모가 커지며 개발자들이 모듈화되었다는 점도 원인이라 설명했다. 제작 규모와 속도가 빨라지며 개발자들은 단순기능공처럼 부품화된 데다, 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숙련도의 비중이 작어지는 경향이 심화한 것이다.

여기에 시장을 대형 퍼블리셔가 주도하게 되면서 개발사는 하청업체와 유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개발사 -퍼블리셔 간의 관계는 수직적으로 변했고, 유통 과정에 있어서 개발 과정의 위험들을 중소 개발사가 떠안는 양상을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네 가지 변화가 방아쇠가 되어 과로사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개발자의 과로사는 장기간 근무라는 만성적인 요인 환경 변화를 만나 발생한 필연적인 비극이며,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토론회 - 송범식, 정최경희, 박상규, 김환민

게임업계 노동 실태에 대한 발제들을 마친 뒤, 송범식 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 근로개선1과장, 정최경희 서울근로자건강센터 센터장, 박상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 대의원,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이 자리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 정최경희 서울근로자건강센터장

정최경희 센터장은 "게임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개선의 여지가 생겼으면 한다"고 말한 뒤, "작년 넷마블의 사망 사건이 총 세 건 있었는데, 이런 사건이 우연히 발생했느냐고 볼 수 있는가?"라고 발언했다. 일반 기업이라면 30년간 한 건이 나와도 조사를 받는 수치라고 볼 수 있는데, 우연으로 넘기기에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족과 사측이 합의를 했더라도, 노동 환경의 문제는 직종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하며 현상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지적했다. 이번 사전을 기회로 사업장에서 돌연사가 발생했을 때, 경찰청과 노동부의 연계가 이루어져야 함도 강조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일일 최저 휴식시간, 노동시간 제한 등을 규제하는 방안이 현실화되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산업에서 연장 근로를 하게 만드는 것들도 개정해야 한다"며, 포괄임금 또한 개선해야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 박상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 대의원


17년차 개발자인 박상규 대의원은 "넷마블 사망 사건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분노스럽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서 그는 IT 노조는 넷마블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의 근무 환경이 돌연사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급제 부활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의 말을 던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ITSQF 기준에 따르면 고졸인 마크 저커버그는 중급 개발자 밖에 되지 못한다"며, "학력, 경력 등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실력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뒤, 이를 막고자 한다고 알렸다.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과로사의 입증 책임은 노동자에게 있지만, 근태 기록은 회사가 관리한다. 이는 넷마블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며, "의료 사고에서 입증 책임이 의사에게 있듯, 입증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법의 개정을 요구했다.

▲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

게임개발자연대의 김환민 사무국장은 "업계에서는 이미 흐름이 끊긴 지 오래다. 스타트업붐도 끝났다. 창업에 대한 열망도, 들어오는 사람도 없다"고 설명하고, 셧다운제와 대기업 중심의 시장조사가 중소규모 업체에게는 규제로 작동함을 지적했다.

정부가 셧다운제를 진행한다면, 개발사에는 프로그램 관리와 서버 차단 등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하만 이런 부분은 거대 기업일수록 쉽게 진행된다. 퍼블리싱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모이는 대기업 위주로 정책과 시장이 재편되었으므로, 중소 개발사는 부품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사무국장은 "뿌리가 살아야 생태계가 산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술이 나오더라도 기술자, 인력이 부족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미래 산업과 정책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고민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질의응답


Q. 송범식 과장에게 질문드린다. 2016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하고 대응 방안을 고민했는지 알려달라.

송범식: 관악 지청에는 구로와 동작에서 발생한 일을 처리한다. 관내 사업장은 5만 9천 개, 근로자는 10만 명에 이른다. 작년에는 14,700건이 들어왔다. 이 중 20억가량의 임금체납이 발생한 것을 해결했고, 해결이 되지 않은 것에 사업주를 형사처벌했다.

점검은 인력 문제가 있어 1년에 1,000개 정도의 사업장을 점검한다. 넷마블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작업 과정에서 망한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아서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일주일에 퇴근을 두 번밖에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처음이다.

관악지청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노동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분들의 전체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Q.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연장근로와 휴게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근로자의 대표는 누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위반 시에는 관리 감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송범식; 근로자의 대표는 과반수가 선출한 사람 또는 노동조합의 장이 된다. 합의 불이행에 대한 신고 사건이 들어오면 볼 수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 점검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미: 이랜드와 대한통운에 대해서 특별근로 감독을 요청한 뒤, 실제로 실시된 전례가 있다. 이미 넷마블의 실태에 대해서 파악된 상태다. 노동부 장관에게 이 분야 특별근로감독도 요청하고, 실시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


Q. 한양대 학생이다. 스타트업이 망하고 있음에도 학교 수업은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게 앞으로 게임업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가?

박상규: 교육 방향이 기술 위주와 개인 능력 발전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라는 것이 문제다. 개인의 노력 외에도 집단적 노력이 중요하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IT산업의 열악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발 방법론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배우는 방법론은 미국에서 온 것인데, 그 쪽은 연봉이 1억인 사람들로 팀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싼 팀을 돌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개발 방법론이다. 노동 법안도 강력하게 보장되고 말이다. MS가 연장근로를 시키다가 미국 노동부에게 제재를 받았듯,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야 한다. 무료노동을 시킬 수 있는데, 뭐하러 그런 복잡한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겠나.

소프트웨어에서도 어떠한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한지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 진입하는 청년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대접을 받으며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환민: 탈법이 성공에 더 가깝다면 누가 지키겠는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이다. 이런 것들을 사회적인 문제로 보고, 계도 및 개선해야 한다. 잘못된 성공은 신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