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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Smart M] "무엇이든 말씀만 하세요"…당신의 인공지능 비서

신현규 기자
입력 : 
2016-11-14 0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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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개인비서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SK텔레콤이 '누구'라는 이름의 AI 스피커를 출시했고, KT가 비슷한 개념의 디바이스 '기가 지니'를, 국내 스타트업인 마인즈랩은 '초롱이'를 곧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AI 개인비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북미에서는 아마존이 '에코'라는 이름의 가정용 개인비서 스피커를 판매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구글도 이달 초 비슷한 개념의 제품 '구글홈'을 선보였다. 중국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뜨겁게 진행 중이다. 아직은 '초보적이다' '유치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머지않았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개인비서 '자비스'와 같은 AI를 누구나 호령하는 날이 올 것이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진 않겠지만, 사무실은 물론 거실과 식당, 그리고 욕실 안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주인이 좋아하는 신문의 기사를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주는 시대가 도래한다. 현재 음성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은 아마존이라고 해야 할 거 같다. 테크크런치 등 IT 전문 외신들도 인정한다. 예를 들면 아마존 AI 소프트웨어 '알렉사'는 향후 '음성 푸시' 기능을 탑재해 먼저 이용자에게 말을 건넬 수 있게 된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면 이를 알려준다. 교통 상황이나 약속 장소와 같은 정보도 자기가 먼저 알려준다. "귀찮으니 조용히 해"라고 하면 그것도 알아들을까? 아마존은 음성 푸시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는 불빛으로 푸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마존 가정용 개인비서 스피커 '에코'는 2014년 처음 발매된 이후 400만대 이상 팔렸다. 엄청난 히트작이다. 아마존은 AI 알렉사를 스피커 에코뿐만 아니라 프랑스 주방용 음성비서 트리바이, 자동차 포드 등에도 탑재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에코가 보여준 성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했다.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회사로 불리는 구글은 아마존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에코에 비해 2년 정도 늦은 지난 4일 '구글홈'이라는 디바이스를 내놨다. 음악을 틀고 질문에 답하고, 스마트 전등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에코와 비슷해 북미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구글홈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 검색과 연동돼 있다는 게 강점이다. 뉴욕타임스의 한 IT 전문기자는 두 기기를 일주일 동안 써본 뒤 "구글홈이 아마존 에코보다 똑똑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격도 구글홈이 매력적이다. 180달러인 에코보다 50달러 싼 130달러에 시판 중이다. 게다가 구글은 AI 개인비서를 신작 스마트폰 '픽셀'에 탑재하면서 또 다른 시장을 겨냥했다. 음성인식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스피커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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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디바이스의 황제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세게 던졌다.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이인종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비브랩스'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갤럭시S8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획기적인 (음성 기반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비브랩스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6일 인수한 벤처기업으로,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개발한 이들이 나와 만들었다. 웹이나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문자·터치 기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음성으로 컴퓨터와 인간을 소통하게 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전문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도 이 분야에 만만찮은 도전자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국 IT 포털 왕이테크는 모바일 전문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화웨이가 다음달 중 신개념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다음달 선보이는 차세대 콘셉트 스마트폰은 다수의 센서를 채택했는데, 이 중 일부가 AI 기능을 갖고 있다. 샤오미도 올해 4월부터 모든 가전제품과 AI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구글X와 유사한 연구소도 세웠고 최초 AI TV라고 불리는 샤오미TV 3S를 올해 9월 말 출시하기도 했다. 이 TV에는 '패치월 영상매치' 기술이 탑재돼 있다. 시청자 선호도를 분석함으로써 사용자가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정확하게 골라주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도 중국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AI 결합상품 개발에 나섰다. 신화망에 따르면 바이두와 차이나유니콤은 AI와 다른 선도 기술을 미래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하기 위해 모바일 인터넷, AI, 빅데이터, 통신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한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교수는 "조만간 집, 도시, 사무실 등에 위치하는 모든 기기들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올 텐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며 "사람이 한 가지 명령을 내리면 여러 가지 복합적 기기들에 각기 다른 명령이 전달되고 취합돼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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