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입하는 김정주.. '은둔의 경영자'의 새 역할 찾기

이서희 2017. 9. 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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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ㆍGIO)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영화를 수입하는 등 문화사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넥슨 창업자이자 실질 소유주인 김 대표는 2006년 넥슨(현 넥슨코리아)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대외 활동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리는데, '진경준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라 최근 행보는 더더욱 베일에 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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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리아 내전 구조대 그린 다큐

직접 관람한 뒤 수입 결정

다양성 영화-벤처 투자 등 관심

#2

공정위 ‘총수’ 지정 그대로 수용

“다른 쪽서 역할 생각하는 듯”

최근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ㆍGIO)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영화를 수입하는 등 문화사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넥슨 창업자이자 실질 소유주인 김 대표는 2006년 넥슨(현 넥슨코리아)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대외 활동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리는데, ‘진경준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라 최근 행보는 더더욱 베일에 싸여 있다.

김정주 NXC 대표. NXC 제공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XC는 시리아 내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국내에 수입한다. 민간 구조대 ‘하얀헬멧’의 활동을 그린 내용으로, 김 대표가 영화를 본 뒤 직접 수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XC 고위 관계자는 신작 수입과 관련 “행정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개봉 일정 등은 미정”이라며 “이번 영화를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사회공헌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NXC 측은 영화 수익을 기부하는 한편 시리아 주민들을 돕는 데 쓰일 모금 활동도 함께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화 수입은 NXC가 문화 예술의 다양성 증진을 목표로 만든 ‘넥슨문화다양성펀드’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NXC는 펀드 첫 프로젝트로 2015년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 등을 휩쓴 영화 ‘위플래쉬’ 수입에 참여해 저예산 영화로는 드물게 관객 150만명을 모으는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헐값에 넘겨 126억원의 시세 차익을 안긴 혐의(뇌물공여)로 지난 7월 2심에서 징역 2년ㆍ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이후 일체의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와 진 전 검사장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이 불거진 뒤인 지난해 7월 넥슨 일본법인(넥슨재팬) 등기이사직마저 내려놓으면서 회사의 실질 소유주의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 김 대표와 부인 유정현씨는 NXC의 지분 약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NXC가 상장사인 넥슨재팬을 지배하고 넥슨재팬은 비상장 한국법인(넥슨코리아)을 지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지만, 공정위의 총수 지정과 관련해서는 법을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이 총수 지정이 된 네이버의 이해진 GIO가 행정소송을 검토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넥슨 관계자는 “국내 자산 5조원을 넘는 기업이 모두 해당하는 만큼 넥슨도 법을 성실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김 대표가 주식 거래나 투자 등을 할 때마다 공시를 통해 내용이 낱낱이 공개된다. 김 대표는 그간 NXC를 통해 블록 장난감(레고)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 ‘브릭링크’와 노르웨이 명품 유모차 업체 ‘스토케’를 비롯한 비(非) 게임회사 50여 곳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컴퓨터박물관,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등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그는 제주 NXC 사무실에 주로 머물며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과 다양성 영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1세대 대표’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나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여전히 경영 전면에 있는 것과 달리 김정주 대표는 다른 쪽에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 등에 있어서 공시의무가 생김에 따라 아무래도 향후 활동에는 제약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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