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스타트업 인터뷰]소유하고 싶은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대표

[스타트업 인터뷰]소유하고 싶은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대표

기사승인 2017. 02. 02. 17:5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스타트업, 사람간의 신뢰가 탄탄해야 

◇한국 기업문화의 경직성, 이걸 바꾸기 위해

◇심리학 기반 인테리어+디지털 마케팅+아날로그 마케팅

◇아쉬운 점: 소음, 미로 같은 구조 등


스타트업은 창업과 다르다. 외적 의미는 같지만 스타트업은 성과가 로켓처럼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르다. 창업에서 멈추지 않고 스타트업이 된 업체 중 하나가 '패스트트랙아시아'다. 이곳에서 패스트파이브의 공동 대표인 김대일 대표를 만났다. 


패스트파이브 삼성점에 들어갔을 때 김 대표를 한 눈에 알아봤다. 정장 차림이 아니라 뉴발란스 운동화에 맨투맨을 입고서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 인상이 차가워서 다가가기 힘든 아우라가 아니었다. 공유 오피스를 관리·운영하는 데 제격인 인상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주자들이 교류하는 데 김 대표가 많은 도움이 되리라 짐작했다. 

 

김 대표는 포항공대를 나와 금융권에서 일했다. 대학 1년 선배인 박지웅 패스트트랙 아시아 대표를 따라 직장을 옮긴 뒤 패스트파이브(패파)를 만드는 데 전념했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 후 같은 회사(Stonebridge Capital)에서 일했다. 약 3년 뒤 박 대표는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설립해서 나갔고 김 대표는 다른 회사에서 활동하게 됐다. 패스트트랙 아시아가 4년차 되던 해, 김 대표가 패스트트랙아시아로 들어갔다. 



◇스타트업, 사람간의 신뢰가 탄탄해야 

Q. 같이 사업을 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할 텐데, 박지웅 대표를 믿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같이 보낸 시간이 15년이에요. 대학 때부터 경영 동아리를 같이 했어요. 박 대표는 전임 회장, 저는 후임 회장. 1년 정도를 거의 동거하다시피 동아리에 전념했어요. 함께 보낸 시간이 신뢰를 줬죠. 


Q. 패스트트랙 아시아에 오자마자 패파가 성공했어요. 

패스트트랙 아시아에 굉장히 감사해요. 제가 들어가기 전에 우여곡절을 겪었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을 때 제가 패파를 기획했죠. 패파가 잘 된 건 타이밍도 있고 정말 운이 좋았어요. 힘든 시기 끝나고 거액을 투자 받은 다음에 제가 합류했으니 감사한 일이죠. 


Q. 스타트업의 기본은 뭔가요? 아이디어? 인사이트?

일단 사람이 기본이 돼야 해요. 사람이 탄탄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어요. 초반에 세 명이서 일을 같이 했거든요. 이사도 한 명 있어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였는데 주식시장에 환멸을 느끼고 벤처에 오고 싶어했던 친구였어요. 우연히 저희와 연결이 돼서 면접을 봤죠. (이사 아내는 삼성점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한국 기업문화의 경직성, 이걸 바꾸기 위해 

Q. 그렇게 세 사람이 모였어요. 박지웅 대표에 대한 신뢰 때문에. 단지 그것뿐이었나요?

박지웅 대표(간혹 '웅님'이라고 부른다)와 공감대가 같아요. '한국 기업 문화는 경직돼 있고 우리가 이걸 바꾸자'라는 생각이 있어요. 


Q. 박 대표와 의견 마찰은 없나요?

전혀. 패파 오퍼레이션(운영)과 관련해선 제가 의견을 내고 박 대표님과 함께 결정을 내리는 편이에요. 회사의 큰 결정들, 예를 들어 펀딩 받는 것은 박 대표가 주로 얘기를 하고요. 또 그게 제 의견과 다르지 않아요. 


Q. 패스트트랙 아시아에 들어갈 때 패파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갔나요?

아니요. 박 대표가 워낙 인사이트가 있어요. 투자도 받았고 어떤 아이템을 하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들어가서 이런저런 아이템들을 보다가 패파를 고른 거죠. 


Q.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고를 수 있는 사업이 많았을 텐데, 패스트파이브를 택한 이유는 뭔가요?

여러 사업을 보다가 결정한 것도 있고요. 저희가 하는 서비스에 경쟁강도라는 게 있는데 여기는 경쟁강도가 약하다고 봤어요. 비즈니스 다이내믹스도 훨씬 좋고. 이렇게 좋은 비즈니스인데 경쟁도 높지 않고. 돈을 갖고 있는데 인테리어 감각까지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어요. 디지털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런데 저희는 공교롭게도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가진 특징이랑 박지웅 대표랑 제가 가진 특징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었죠. 

패파에는 큰 라운지와 바가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기 좋다. 입주자 최모군은 "바에서 드립커피를 나눠주면서 일거리를 10여건 얻었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라운지에서 만난 강아지(개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은 크기)와 놀다가 한 스타트업 업체를 알게 됐다. 바 오른쪽 벽면에 위치한 게시판에 각종 소모임과 세미나, 이벤트 등이 고지돼 있어서 네트워크를 쌓기 좋다. 

패스트파이브 앱을 설치하면 공지사항, 이벤트 소식 및 제휴혜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회의실 예약도 가능하며 가입자들만의 채팅 공간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패스트파이브라는 물리적 공간, 앱이라는 온라인 생태계에서 공유할 수 있다. 


◇심리학 기반 인테리어+디지털 마케팅+아날로그 마케팅
Q. 확 트여있는 느낌이에요. 
오픈돼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오픈 마인드고. 심리학자들도 그런 얘기 되게 많이 해요. 문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막혀있는 사람이고. 문이 닫혔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는 사람들은 폐쇄적인 사람이고. 그런 상징들이 되게 많아요.

공간 자체가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성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어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공간이 자극을 줘요. 업무 만족도, 퍼포먼스와 관련해서 연구가 많이 돼 있어요. 예를 들면 천장이 입체적일수록 어린이들의 창의력이 높아진다, 이런 애기 있어요. 그래서 저희도 약간 그런 느낌. 지금은 컴퓨터 앞에 10시간, 20시간 앉아있는다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업무 효율성은 필요한 물품을 제때 쓸 수 있는 것과도 직결된다. 프린트를 해서 자료를 여러 명과 공유할 수 있는지, 스테플러·칼·멀티탭 등을 즉시 사용 가능한지도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업무 효율성은 시간과 에너지 투자 대비 성과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개인의 몰입도도 중요하지만 몰입을 할 수 있게끔 하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기자가 있었던 4인실의 책상과 의자는 안락했다. 김대일 대표도 타사에 비해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넓다"고 말했다. 한편 영어로 '패스트파이브' 로고가 박혀있는 책상의 제작업체가 궁금해서 허리를 뒤로 젖히고 책상 밑으로 들어갔다. 퍼시스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4인실보다 큰 사무실은 '룸인룸'이어서 대표가 따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대표와 함께 일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입주자의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Q. 디지털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처음엔 디지털 마케팅 100%였는데 아날로그적인 부분을 늘려가고 있어요. 디지털 마케팅은 타사와 구분돼요. 타사는 매스 마케팅이지만 저희는 페이스북으로 타켓을 정해서 마케팅하거든요. 아날로그적 부분을 말한다면 매거진도 꾸준히 만들고 있고, 굿즈도 있어요. 
 
Q. 굿즈 반응이 좋던가요? 텀블러던데?
네. 많이들 쓰시더라고요.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 입주자분들에게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까 하다가 만들었어요. 더 받고 싶다고 하시고. 아, 이게 확실히 바이럴이 되는구나 싶었어요. 
 
Q. 페북(페이스북)이랑 인스타(인스타그램)를 봤어요. 그런데 유튜브는 잘 안하시는 것 같아요.
광고 효율성면에서 유튜브를 잘 안하긴 해요. 인스타는 처음엔 구색 맞추기 측면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들에 맞춰서 관리를 하고 있어요. (패스트파이브가 추구하는 가치는 '꿈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다)
 
Q. 이게 사실 '공유경제'잖아요.
저도 공유경제란 단어를 좋아하진 않거든요. 개별 업체가 가지고 있는 라운지나 회의실은 그렇게 쓰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아깝잖아요. 공유함에 있어서 비용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어요. 전문가 의견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공유에 거리낌이 없고 소유보단 가치에 강점을 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트렌드에 맞게 공유 오피스가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아쉬운 점: 소음, 미로 같은 구조 등 
Q. 공유경제로 인해 얻는 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크게 손해가 날 만한 건 거의 없어요. 의자가 부러진다는 정도? 


Q. 소음 문제는 없나요?

가끔 있는데. 유리벽이 소리를 잘 막긴 해요. 오히려 가벽을 잘못 세우면 방음이 거의 안돼요. 유리벽을 주로 해서 그런(소음) 문제는 거의 없고요. 간혹 전화통화 엄청 크게 하는 분들이 있을 경우 컴플레인이 들어오긴 해요. 저희가 상황 파악을 해보고 시끄럽다 싶으면 제재를 해요. 대부분 죄송하다고 한 뒤로 조심하는 편이에요. 반복될 경우엔 퇴실이거나 소음에 예민한 분의 방을 옮겨 드리면, 문제는 대부분 해결돼요. 


Q. 라운지에서의 소음은?

정책으로 해결하기도 하는데 그런 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입주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이 소리에 약간 둔감? 신경 안 쓰세요. 


Q. 분실 사고는 없었나요?

지문인식하고 들어와야 하고 방마다 도어락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었고요. 간혹 바에 다과 같은 것 다량으로 가져가시는 분들 있어요. CCTV로 확인 가능하니까 정책으로 해결돼요.  


애완견을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삼성역점 입주자 중 한 명은 "애완견을 집에 두고 나오면 계속 신경 쓰이는데 애완견과 함께 일하러 올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 규칙상 애완견은 출입 금지다. 타사가 애완견을 허용하자 패파 내부 규정이 바뀌었다. 


디지털 전략팀 세 명이 패파를 방문했기에 장·단점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구조가 미로 같다는 평도 있었고 문에 보호장치가 없어 손이 다칠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물을 무서워하는 팀원은 애완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소리가 울려서 불편하다는 것은 만장일치였다. 


끝으로 김 대표에게 타사와 구분되는 강점에 대해 물었다. 그는 물리적·심리적 장점에 대해 말했다. 인당 면적이 넓고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 그는 "결과적으로 공실이 적다는 점이 (성과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패파 내부에 대한 기사는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소유하고 싶은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 1일 체험하다



아시아투데이=노유선 기자

그래픽·사진: 산업부 디지털전략팀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