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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지주,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설립

홍장원 기자
입력 : 
2017-01-31 17:46:31
수정 : 
2017-01-31 2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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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 제2구글 등 스타트업 발굴…지분투자로 수익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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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제2의 구글, 페이스북으로 성장할 현지 스타트업 지분을 매입해 향후 큰 폭의 투자 수익을 노릴 계획이다. 한국 증권업계가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오는 3월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세우고 이르면 하반기에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 타깃은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지 스타트업이다. 잠재력이 있는 현지 벤처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 기업가치가 오르기 전에 미리 지분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거두는 게 목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실리콘밸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가 사업화되는 곳"이라며 "여기서 투자 활동을 통해 쌓인 노하우로 스타트업 옥석을 가리는 실력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번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오랜 기간 착실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 지사를 세워 현지 분위기 파악부터 나섰다. 10개월에 걸친 탐색전 끝에 현지 법인을 세워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을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법인이 설립되는 직후 스타트업 지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역 채용에 나서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경험을 쌓은 현지 인력을 상대로 이력서를 받을 예정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이번 결정은 한국에서 거둔 투자 성공 사례가 적잖은 동기 부여가 됐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카카오가 적자를 면치 못하던 2011년 과감히 투자를 결정해 큰 폭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벤처캐피털(VC) 업계 최초로 카카오에 50억원을 투자해 약 16배의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카카오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공동 설립해 숙원 사업이던 은행업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게임·콘텐츠 업체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액션스퀘어 더블유게임즈 등에 투자해 상장 차익을 보는 등 꾸준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만 92개 벤처에 2692억원을 투자했다. 2001년 이후 청산한 9개 투자펀드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17.6%에 달한다. 오랜 기간 한국에서 쌓아온 투자 노하우를 실리콘밸리에 들고 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글로벌 스타트업 핵심 거점인 실리콘밸리에서 진검 승부를 벌여 성과를 거두겠다"며 "한국의 유망한 벤처를 실리콘밸리에 소개하는 교두보 노릇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실리콘밸리 외에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도 투자법인을 두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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