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안성우 직방 대표 "VR로 미리 보고 이삿집 선택…5년새 1700만 다운"
“부동산 서비스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공급자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다른 서비스는 점점 편리한 방향으로 진화하는데 부동산업은 그만큼 바뀌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모바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의 안성우 대표(사진)는 “우리의 목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정확한 매물을 손쉽게 찾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원룸과 오피스텔은 물론 아파트에서도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네이버 부동산을 뛰어넘는 부동산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년간 전국 아파트 단지 VR 촬영

직방은 2012년 1월 원룸과 오피스텔의 전·월세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아파트 중심인 기존 부동산 정보 업체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었다. 창업 초기 멤버들과 함께 서울 전역의 원룸 20만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올렸다. 공인중개업소에 가지 않아도 사진이 포함된 매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원룸 주 수요층인 20~30대로부터 반응이 왔다. 2015년 1월 다운로드 500만건을 넘어섰고 같은해 10월 1000만건을 돌파했다. 이어 올해 1월 1700만건을 기록했다.

작년 6월부터는 오피스텔과 원룸은 물론 아파트 단지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기존 부동산 정보 서비스들과 정면 대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국 100가구 이상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 802만가구로 정보 범위를 넓혔다. 제공하는 정보도 매물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 생활환경으로 확장했다. 이를 위해 ‘대동여지도’란 이름의 현장답사팀이 360도 가상현실(VR) 카메라를 머리 위에 달고 1년에 걸쳐 전국의 아파트 단지를 촬영했다. 안 대표는 “원룸 매물에 사진을 처음 넣은 것처럼 이용자들이 아파트를 직접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도록 하려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허위 정보 없애는 게 서비스 개선 첫걸음”

직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늘었다. 소비자들은 직방에 나온 매물을 보고 공인중개업소를 찾았는데 다른 매물을 보여주는 ‘허위 매물’이 가장 큰 불만이다. 반대로 공인중개업소들은 매물을 보여주기 위해 광고비를 내고 있는데 직방이 강압적인 자세를 취한다고 볼멘소리다.

안 대표는 “한국의 부동산 거래 수수료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일본만 해도 매매가 성사되면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집값의 3%를 중개료로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복비’를 아까워하는 것은 공인중개업소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용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허위 정보를 없애는 것부터 서비스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직방은 지난해 1월 ‘안심중개사’ 제도를 도입했다. 안심중개사로 선정된 업체의 매물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안심녹취서비스, 매물광고실명제, 안심중개사 5계명 준수 등의 요건에 동의해야 한다. 이 방침을 위반하거나 이용자의 허위 매물 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안심중개사 자격이 정지된다.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직방과의 계약을 끊기도 한다. 안 대표는 “회사로선 계약을 끊으면 당장 매출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지만 이 방침은 계속 강력하게 가져갈 것”이라며 “현재 이용자의 15% 정도가 허위 정보가 있다는 피드백을 주는데 올해는 5%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