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딥마인드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기술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영화 속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인공지능’은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다. 말 그대로 기계에서 만들어진 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와 뉴런 신경망을 모방해 컴퓨터나 로봇들이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게 한다. 구글, 아마존, IBM, MS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산업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인공지능 개발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은 IT는 물론 금융, 의학, 교육, 제조 등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딥러닝 역시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머신러닝은 수많은 반복 학습을 통해 앞으로의 행동을 예측하고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방법을 찾는다. 예를 들어 이미 저장된 수많은 개 사진과 비슷한 사진이 입력되면 이를 개 사진이라고 컴퓨터가 분류한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한 분류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이용해 학습한다는 점에서 머신러닝과 비슷하다.

이처럼 미래 산업을 이끌어나갈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에 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지난 3월 많은 국민을 바둑의 세계로 이끈 알파고와 이를 만든 ‘딥마인드’다.

인공지능은 2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이다. 약인공지능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에서 필요한 것을 빠르게 추출하는 기술로 IBM의 왓슨을 예로 들 수 있다.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강인공지능에 가깝다고 일컬어진다. 강인공지능은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명령받지 않은 일도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수행하고 심지어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다.

알파고는 여러 개의 가치판단을 가지고 스스로 점수를 매겨서 답을 찾아간다. 상황이 주어지면 그 상황을 인식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수억만 개의 경우의 수를 대입해서 방법을 찾는다.

딥마인드, 어떻게 탄생했나?

강인공지능에 가장 가까운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는 2010년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쉐인 레그(Shane Legg), 무스타파 슐레이만(Mustafa Suleyman)이 함께 영국 런던에서 '딥마인드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데미스 허사비스는 13살에 세계 유소년 체스 대회 2위를 한 천재다.

셰인 레그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2010년 하사비스와 만나 함께 딥마인드를 설립했다. 레그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인공지능 보안 등에 이론과 실행에 두루 밝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무스타파 슐레이만은 19세 때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자퇴하고, 비영리기관 ‘모슬렘 청소년 헬프라인’를 설립한 인물이다. 현재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 응용 부문의 책임자(CPO)로 다양한 구글 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일을 총괄한다.

딥마인드는 미국 실리콘 밸리 최대 조직으로 알려진 ‘페이팔 마피아’에게 투자금을 받았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테슬라 모터스 CEO 엘론 머스크, 페이팔 이사 스콧 베니스터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카이프 메신저의 개발자 자안 탈린은 투자자 겸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호라이즌 벤처가 자금을 투입했다.

특히 엘론 머스크는 슈퍼 인공지능이 5~10년 내로 사람을 죽이는 핵무기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엘론 머스크는 딥마인드 투자 건에 관해 인공지능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글과의 운명적 만남

구글에 2014년 인수되며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스'에서 '구글 딥마인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구글 이전에 페이스북이 인수를 제기했으나 결렬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벤처 기업에 불과 했다. 구글 인수 당시 딥마인드가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4억 달러(약 47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인수가에 의아해했었다.

인수된 후 딥마인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업계는 대기업과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술 스타트업이 큰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사비스는 지난 11일 카이스트 강연에서 “구글과의 합병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좋은 생각이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딥마인드, 현재는?

현재 딥마인드는 알파고 외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 범용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 센터 냉각에 드는 비용을 40% 절감하는 기술을 지난 7월 선보였다. 당시 술레이만은 딥마인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온도와 전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팬, 냉각 시스템, 창문 등 약 120개 변수를 조정하는 적응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 전체 전력 소모를 15%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9월에는 사람처럼 말하는 컴퓨터 기술을 개발했다. 말하는 컴퓨터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딥마인드가 개발한 말하는 컴퓨터는 처음 본 단어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컴퓨터와 다르다는 업계의 평이다. 딥마인드가 선보인 이 기술의 이름은 ‘웨이브넷’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망 훈련을 통해 목소리를 내도록 만들어졌다. 신경망은 훈련을 통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딥마인드는 웨이브넷을 훈련하기 위해 초당 1만6천 개 이상에 달하는 음성신호를 사용했다.

딥마인드는 복잡한 업무를 더 빠르게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언리얼(UNREAL)'이라는 알고리즘 연구 결과를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기계가 직접 학습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리얼은 기존 알고리즘과 유사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이 외에도 동물들이 꿈을 꾸는 렘(REM)수면 시간 동안 음식을 찾기 위한 경로를 학습한다는 점과 아기들이 운동기능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동물들이 꿈을 꾸는 동안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보상을 받는 과정을 더 빠르게 수행하는 방법에 착안해 이런 과정을 반복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학습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시각적 단서에 집중, 더 빠르게 목표를 수행하는 방법을 찾으면 더 많은 보상을 주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물론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반대론자’로 알려진 엘론 머스크는 작년 11월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비영리 연구단체인 ‘오픈AI’(OpenAI)를 설립했다. 머스크는 “기술을 제동 없이 발전시키면 인간이 기계에 종속될지도 모른다”며 “인공지능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올바른 사용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걱정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6월 딥마인드는 로봇이나 기타 인공지능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킬 스위치는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시작됐다. 킬 스위치는 기계가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순간 즉시 작동을 정지시킬 수 있는 버튼이다.

인공지능과 여러 분야의 접목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막을 수 없는 물결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늘어나는 활용과 함께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