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 회장(왼쪽), 김완주 회장
서정선 회장(왼쪽), 김완주 회장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창업자들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창업 열기를 북돋우고 있는 1세대 벤처기업가들이 주축이 된 엔젤투자가 바이오산업에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과 김완주 씨트리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이 조성한 초기 바이오기업 육성 펀드에 5억원씩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산업부가 100억원, LSK인베스트먼트 등 민간 투자기관이 185억원을 출자했다.

2000년 전후에 바이오 벤처기업을 세운 1세대 창업자들이 다음 세대 바이오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 자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에서는 IT산업과 달리 엔젤투자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619명(2011년 기준)의 엔젤투자자가 39개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규모도 296억원에 그쳤다. 미국은 한 해에만 6만7000개 바이오 벤처기업에 229억달러(약 25조6000억원)의 엔젤투자(2012년 기준)가 이뤄졌다. 바이오 신약의 연구개발(R&D)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성공 확률도 낮아 초기 바이오 벤처에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IT산업과 달리 국내 바이오업계에는 큰 성공을 거둔 창업자가 많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꼽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가들의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