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케이뱅크, 인증방식 왜 다를까

1원인증 vs 영상인증…"모바일족 공략 vs 전연령층 겨냥"

컴퓨팅입력 :2017/08/02 17:01    수정: 2017/08/03 09:40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데 계좌 개설 방법이 다르네?”

카카오뱅크가 출범 5일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넘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먼저 문을 연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계좌 개설 방법이 다르다는 점도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영상 통화를 이용한 인증 방식과 다른 은행 계좌를 이용한 인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사용자의 다른 은행계좌 확인을 통한 인증만 열어놨다.

두 회사 인증 방법은 왜 다른 걸까?

케이뱅크 출범 때 이미 가입자 폭주 현상을 목격한 카카오뱅크의 학습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처음부터 상담원 투입이 필요없는 타계좌 확인으로 빨리 가입을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일시에 가입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원활하게 처리하는 효과를 봤다.

더불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타깃 고객이 다른 점도 가입 방식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영상 인증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상 인증 솔루션 ID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신규 계좌 개설 신청 수가 안정되면 비대면 영상인증 방식도 개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원으로 본인인증하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에서 계좌 개설은 기존 은행과 비교해 확실히 간편하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실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신분증 사진을 촬영해 업로드한 후, 타계좌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치면 된다.

타계좌 인증은 기존 은행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뱅크에서 해당 계좌로 1원을 입금해 주는 방식이다. 이때 입금자 이름이 무엇인지 확인해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과정으로 돌아와 입력하면 인증이 완료된다.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 은행이지만 케이뱅크가 출범 후 채택한 본인 인증 방식은 다르다. 영상통화와 다른 계좌에서 입금을 통한 인증 방식을 채택했다. 영상 인증을 선택하면, 상담원과 영상통화(상담원의 얼굴은 보이지 않음)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상담원이 본인 신분증이 맞는지 대조하기 위해 턱 밑에 신분증을 대고, 얼굴을 좌우로 돌려 보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타계좌 입금은 선택하면, 사용자가 기존 계좌에서 케이뱅크 계좌로 입금하면 본인 인증이 완료된다.지난 7월엔 카카오뱅크와 동일한 1원 인증도 도입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금융위원회가 허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을 준용해 가입 절차를 만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고 있다. 신분증 제출, 기존계좌 활용, 영상통화, 접근매체(카드, OTP 등) 전달 시 확인, 생체인증 중 2가지를 이상을 거쳐 실명 확인을 하면 된다.

케이뱅크, 왜 시간 오래 걸리는 영상인증 택했을까

다양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 중 카카오뱅크가 1원 인증만 가능하게 한 것은 여러모로 잘 짜여진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계좌 개설 처리가 비교적 신속하게 가능했다. 영상 통화를 통한 방식은 상담원이 투입되야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반면 1원 입금 방식은 자동으로 처리가 가능해, 출범 후 단 5일만에 100만 명의 신규가입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또, 이미 모바일 금융에 익숙한 세대들은 기존 계좌를 통한 인증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실제 앱 시장조사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출시 첫 주 사용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40대가 주를 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20대 20.6%, 30대가 39.5%, 40대가 24.5%로 나타났다. 10대는 3.8%, 50대 이상은 11.5%로 나타났다.

자료=와이즈앱

그렇다면, 케이뱅크는 왜 보다 시간이 오래걸릴 수 밖에 없는 영상 인증을 채택했나란 의문이 생긴다. 영상인증은 상담원이 영상 통화를 통해 가입을 도와주기 때문에 창구에 방문한 것 같이 쉬운 안내가 가능하다. 또,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도 가입이 가능하다. 즉 모든 연령대 다양한 상황에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다.

이런 전략적 차이는 가입자 연령대에서도 드러난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케이뱅크 사용자는 20대부터 50대이상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20대 13.3%, 30대 34.8%, 40대 27.9%, 50대 이상 23.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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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3~40대 즉, 기존 모바일 뱅크 사용자를 전략적으로 타겟팅했고 케이뱅크는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까지 광범위한 타겟팅을 한 결과 인증방식에도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도 향후 계좌 개설에 영상 인증 방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카오뱅크 상담원들은 영상 인증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신규 계좌 개설에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뿐이다. 금융거래실적서 발급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에 우선 이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영상인증 솔루션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