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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IT업계 '보호무역 직격탄' 우려

송고시간2016-11-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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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세에 스마트폰 매출 감소 위기…IT 수출 미끄럼 가속화 전망

반도체 부품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도체 부품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고현실 김예나 기자 =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9일 예상을 뒤엎고 대선에 승리하면서 한국 IT(정보기술)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가 강조했던 보호무역주의의 철퇴가 스마트폰·디지털 TV·반도체 등 한국 IT 수출품에 직격타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값싼 수입품 때문에 미국의 제조업이 죽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중국·멕시코 등 다른 나라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붙이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주요 IT 대기업은 '관세 폭탄'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구축해온 삼성전자는 올해 가을 '갤럭시 노트 7' 리콜 사태에 이어 더 큰 위기를 마주할 처지가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T 분야와 관련해 트럼프가 확정된 공약을 한 것은 없지만, 보호무역의 여러 위험이 존재해 면밀하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관세 같은 옛날 방식이 아니라 지식재산권 보호 등 조처를 통해 우리 기업을 교묘하게 압박할 수 있다. 미국 현지 진출을 늘려 무역 장벽을 극복할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집권은 최근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의 IT 수출 실적을 더 곤두박질치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최근 IT 수출 부진은 중국과 유럽의 매출 감소가 주원인이었고 그나마 미국·베트남에서의 선전이 하락 폭을 줄여주는 구조였지만, 이제 미국이란 '안전판'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트럼프 당선> IT업계 '보호무역 직격탄' 우려 - 2

일각에서는 이런 우려가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다.

IT는 미국이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분야라 트럼프 정권이 무리하게 개입할 이유가 적다는 얘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의 이병태 교수는 "자동차나 쇠고기 등 농축산물, 금융 분야에서 보호무역주의 압박이 강하게 올 수 있지만, IT는 이런 우선순위에서 빠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IT 업계에도 악재다.

국외 생산이 많고 이민자 출신의 엔지니어 인력을 고용하는 애플·아마존·구글 등 IT 대기업이 자국민 우선주의와 외국인 혐오 경향이 강한 트럼프와 충돌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올해 1월 유세 때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을 중국에 위탁 생산하는 사실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집권하면 애플이 전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도록 강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을 억누르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세계 IT 산업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조차 나온다.

미국 IT 업체들은 정치 성향 면에서도 이미 트럼프와 척을 진 상태다.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페이스북 등 미국의 5대 IT 대기업이 이번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낸 후원금은 300만달러(34억6천만원)로 트럼프에 낸 후원금 5만 달러의 60배에 달했다.

이들 IT 대기업은 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여성·소수자들의 혁신 스타트업(초기 벤처)을 지원하겠다는 클린턴의 공약을 지지해왔다.

tae@yna.co.kr,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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