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 중국 투자자 주의보

미국 실리콘밸리에 중국 자본 주의보가 내려졌다. 중국 자본의 미국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리콘밸리 투자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있는 중국 투자자의 `비신사적 투자 행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실리콘밸리에 중국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일부는 현지 문화 이해부족과 투자방식 차이로 현지에서 비판을 받는 등 투자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벤처소스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2011년부터 2016년 3분기까지 미국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최소 576건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기간 중국 자본의 미국 정보기술(IT)업체 투자비율은 1.7%에서 4.1%로 증가했다.

중국투자자들은 거대 자본에 바탕을 두고 해외로 투자를 다각화, 실리콘밸리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 가치(밸류에이이션)가 최근 몇 년간 급등했지만 중국 스타트업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데 필요한 매력적 기술을 가진 것도 이유다.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전경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전경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 최대 인터넷 회사는 미국에 투자사무소를 설립했다. 중국 투자펀드도 실리콘밸리 투자대상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중국 투자회사 고퍼애셋매니지먼트는 160억달러 자산의 약 10%를 미국과 해외 시장에 투자에 할당했다.

자금 조달 환경이 냉각되면서 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도 중국 자본 유치에 적극적이다. 미국 스타트업은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 자본을 유치한다. 드론 비전시스템 개발업체 에어리어17은 중국 자본 투자회사 세븐시즈(Seven Seas)파트너 투자를 유치했다. 세븐시즈 창업자 중 한명이 세계 최대 드론메이커인 중국 DJI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투자 유치 이유다.

건강관리앱 개발사인 라크테크놀로지도 세븐시즈 투자를 유치했다. 세븐시즈가 텐센트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두 스타트업 창업자는 중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높은 창업 가치와 미국 투자 방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 마찰을 빚는다. 중국식 투자 협상도 나쁜 인상을 주고 있다.

조지 재커리 찰스리버벤처스 파트너는 “최근 몇 개월 동안 마지막 순간에 조건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중국 투자자를 많이 만났다”면서 “중국 기반 벤처 펀드의 협상 전술은 스타트업 및 벤처 커뮤니티에 악명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자 대부분은 거래조건서류(Term sheet)를 전달하기 전에 충분히 실사를 한다. 그러나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텀시트를 미리 보낸 후 나중에 조건을 협상하려는 경향이 있어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