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기부장관 후보자 "중기-벤처 경쟁력 키우겠다"

청문회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첫 상견례

중기/벤처입력 :2017/08/28 17:09    수정: 2017/09/04 16:21

“학생들 수업 준비하다 갑자기 전화를 받아 깜짝 놀랐다. 중소기업과 벤처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처음으로 출입기자들과 상견례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는 “기술벤처와 중소기업 일부에 대해선 내가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스텍에서 지난 6년간 산학처장 등을 맡으며 창업 생태계와 전문기업 모임을 만드는 활동을 했고, 그 결과 작년에 포스텍이 대학 기술수입료 1위를 차지했고 기술지주회사도 38억의 이익을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스텍에 올때 결심도 “포스코보다 나은 세계적 기업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며 기업 육성 및 지원에 일가견이 있음을 강조했다.

박성진 중기벤처부 장관 내정자가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상공인은 자신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밝힌 박 후보자는 “경험 많은 공무원들과 힘을 합쳐 현장을 자주 가고, 소통하며 그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의식한 듯 박 후보자는 “부모님이 정육점을 운영했고, 초등학교때 새벽에 일어나 부모님 일을 도왔다. 그분들이 하루를 얼마나 힘들게 사는 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창조설 지지’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로서 창조론이 아닌 창조신앙을 믿고 있고 한 번도 창조론을 연구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등재돼 있다 후보자 지명 후 탈퇴한 배경도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이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신앙인으로서 한국과 미국 창조과학회 사람들을 많이 알아 양단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청문회 관련 사외이사 등을 하면 안된다고 해 사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자 질문을 듣고 있는 박성진 중기벤처부 장관 내정자.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그간 살아온 삶과 인생경험 등이 포함된 지명소감을 중기부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이에서 그는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와 밀도 있는 교육과 연구, ICT 인프라, 적절한 크기의 실증 단지로서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혁명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문재인 정부 출항의 마지막 승선자인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박 후보자가 기자들에게 보낸 지명소감 전문.

<박성진 중기벤처부 장관 지명 소감>

안녕하십니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입니다. 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계셔서 짧게나마 직접 소개와 함께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를 못 간 적도 있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LG전자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상생’의 힘으로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은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성과도 올렸습니다.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해답을 입증했고, 세계 석학이 인정하는 박사논문을 썼습니다. 저는 연구 성과물을 현장에 적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습니다. 논문을 쓰는 연구 활동과 실제 제품 생산에 쓰여 지는 공학을 한다는 것에 대한 크나큰 격차를 실감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공학이란 무엇인가? 기업이란 무엇인가? 현장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곳은 치열하기만 했습니다. 협력업체에서 애를 업고 사출하시는 아주머니도 보았습니다. 컵라면 하나에 의지해 제조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았습니다.

당시 공학에 몰두했던 저는 결국,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힘이 현장에 있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창업의 길이 활짝 열렸고, 저도 선후배들과 함께 창업을 했습니다.

제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와 계약을 맺고 미국도 가게 됐습니다. 제가 연구해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상용화 된다는 흥분에 저는 매료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성공이 눈앞에 왔다는 착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순진한 시절이었습니다.

역시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회사 현금은 곧 고갈됐고 저는 미국에서 가족들과 6개월간 월급 없이 버텨야만 했습니다.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저와 계약 맺었던 미국 교수가 저의 연구 능력을 높이 평가해 미국에서 직장을 얻게 됐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들의 강의를 듣고 만나면서 이 역동적인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포항공대에서 저에게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가 강단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이 모든 경험을 포항공대의 공과교육의 성공을 위해 쏟겠다고 다짐했고, 지난 6년간 그 길 위에서 뚜벅뚜벅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나라의 부르심을 받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4차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와 밀도 있는 교육과 연구, ICT 인프라, 적절한 크기의 실증 단지로서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각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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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항의 마지막 승선자인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 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8월 28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