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동력잃어…가시적 실적 없고 특정 사업 편중예견된 KB투자證 '불참'으로 면허 1개 허공에…김빠진 KTB투자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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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의 주도로 올해 4월 시행된 '중기특화증권사'제도가 올해 금융당국이 추진한 정책 중 사실상 실패사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8개월이 지난 현재 가시적 성과없이 동력을 잃었고, 선정된 6개 증권사 중 한 곳인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과의 통합 이슈로 일찌감치 관련 사업에 손을 놓았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IBK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KB투자증권 등 총 6개 증권사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했다.


    반면 대다수 증권사가 올해 가시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정도만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데 그쳤다.


    특히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중소·벤처기업 지원 펀드 운용 실적은 제로였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영화 관련 투자 등 특정 사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제도시행 이후 실적이 이전 실적에 비해 뒷걸음질 쳤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6곳의 IPO와 유상증자, 채권 발행,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약 666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8%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P-CBO(채권담보부증권) 발행 등 이미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사업은 제도시행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증권사들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KB증권 출범과, 삼성증권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4조원 확보 등 대형사들이 몸집키우기에 열을 올림에 따라 자신만의 색깔을 갖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중소형 증권사들이 오히려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중기특화 증권사 평가항목에 크라우드펀딩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대다수 중소형 증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크라우드펀딩을 필수항목으로 지정해 내년 평가때 까지 안고가도록 만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단순히 비용만 쓰면서 자격을 유지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시행 당시 당국 주도의 스타트업 마켓(KSM) 등록기업의 지원 펀드 조성을 위해 이미 5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효과조차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행 당시부터 논란과 우려를 안고 시작한 중기특화증권사 제도는 시행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 조직 자체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증권사도 존재한다.


    대표적 증권사가 통합 출범을 앞둔 KB투자증권으로 1년 중간평가 시점인 내년 4월 현 제도에 대한 실효성과 선정기준, 당국의 제도 계속 추진 의지 등과 관련해 업계의 쓴소리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KB투자증권의 경우 현대증권과의 통합을 앞두고 중기특화증권사 관련 사업에 일찌감치 손을 놓았다.


    KB투자증권은 선정 당시에도 현대증권과의 합병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당국이 굳이 자격 박탈이 확실시 됐던 KB투자증권을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이미 온라인펀딩중개업자 명단에서도 빠졌다.


    금융위 측은 "선정 당시에는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의 합병절차를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로, (선정에)문제가 없었다"며 "KB투자증권이 1년 이내에 합병하면 차순위 회사를 추가로 지정하기로도 이미 정해놨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 생각은 당국과 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 선정 당시에도 KB투자증권의 참여가 중소형 증권사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와 맞지 않았고,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으로 당장 내년이면 증권업계 3위로 뛰어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기특화증권사 자리를 새로 잇게 될 KTB투자증권도 시작부터 김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4월 제도시행 당시부터 일찌감치 KB투자증권을 대신해 중기특화증권사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7월 이병철 부회장, 최석종 대표 체제로 가동되면서 구조화금융,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회사 더줌자산관리를 통한 P2P 서비스 등 이미 자체적으로 생존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특히 KTB투자증권이 7월부터 본격 시작한 크라우드펀딩 사업은 타 증권사 대비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추진 중인 다른 사업들에 비해 비중이 낮아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에 따른 붐업 기대감이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