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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모빌리티, 車관련 SW·서비스 산업…2030년 7400조 시장으로

손재권 기자
입력 : 
2016-11-14 0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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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현실 VR·AR 장점만 결합…`궁극의 미디어`
음성인식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시대 핵심 서비스
메가미디어 "1등만 산다" 통신·미디어 결합 가속
◆ 실리콘밸리 리포트 / 2017년 이후 세상 지배할 4가지 키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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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25일 미국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RM 테크콘 2016' 행사에서 '싱귤래러티가 오고 있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손재권 특파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소프트뱅크가 지난 7월 234억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한 영국 반도체 회사 ARM이 주최하는 ARMTech 2016 행사에 참석한 것. ARM 인수 이후 처음으로 비전을 밝히는 자리였다. 그동안 손 회장은 ARM 인수에 대해 '사물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밝힌 비전은 그보다 더 큰 그림이었다. 사물인터넷이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하고 있고 10억개의 연결된 디바이스가 웹을 형성할 것인 만큼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돼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비전이었다. 특히 기계의 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싱귤래러티가 오고 있다"고 예측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싱귤래러티'는 레이 커즈와일 등 미래학자들이 전망한 예측이었는데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이를 '비전'으로 만든 것은 손 회장이 처음이다. 학자적 예측과 사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단순히 '비전' 수준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사업 방향'으로서 싱귤래러티가 쓰이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부터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 거대 기술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거시적 측면에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즉 'AIoT(AI+IoT)' 흐름을 타고 사업을 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17년부터 세상을 지배할 트렌드를 '4M(Four M)'이라는 키워드로 짚어본다.

모빌리티(Mobility) 실리콘밸리에서는 '넥스트 스마트폰은 모빌리티다'라는 예측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지난 10년간 '컴퓨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앱스토어), 삶의 양식까지 모두 바꿨던 스마트폰 이후 가장 큰 플랫폼은 바로 '모빌리티(Mobility)'라는 것이다. 모빌리티는 '자동차, 그리고 관련된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제반 산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모빌리티 산업 규모가 2030년 6조7000억달러(약 7396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기준 3조5000억달러(약 3864조원)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 중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0.86%에서 2030년까지 22.4%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비해 자동차 제조·판매 비중은 78.6%에서 59.7%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우버, 리프트 등 라이드 셰어링을 포함한다. 또 우버가 최근 공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엘리베이트·Elevate)' 등 이동수단 전반이 모빌리티 개념에 포함된다.

융합현실(Mixed Reality) 융합현실(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장점을 혼합한 기술이다. AR가 3차원 가상 이미지를 실제와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고, VR가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면 융합현실은 현실과 가상을 결합해 새로운 융합된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즉, VR와 AR 기술은 결국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각·청각·촉각이 하나로 융합된 기술로 이는 궁극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VR·AR 기술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궁극의 미디어'는 MR가 될 것으로 보는 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즉 시간문제라는 것.

실제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MR 기기인 '프로젝트 알로이'를 공개하면서 "이 플랫폼을 통해 인간은 거의 모든 사물과 상호 작용할 수 있으며 실제 세계 속에서 VR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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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인식(Man-Machine interface:Voice Recognition) '터치 다음은 음성이다.'

컴퓨팅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다. 인간은 기계에 명령하고 기계는 이를 수행한다. 인간이 기계에 명령하는 수단과 방법(UX)은 기술 진화에 따라 바뀌었다. PC가 지배적 디바이스일 때는 '키보드'였고, 스마트폰이 나오자 '터치'가 이를 대체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음성이 핵심 UX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츠', 애플이 '시리', 아마존이 '알렉사', MS가 '코타나'를 집중적으로 개발·육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MR 기기도 '음성'이 핵심 UX가 될 것이다. 2017년은 구글의 구글 홈, 아마존 에코 등 음성인식 비서 기기 확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 SA는 올해 180만대의 음성인식 기기가 판매됐지만 4년 후인 2020년에는 10배 가까운 151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가 미디어(Mega Media) "모바일이 곧 비디오(동영상)이고, 비디오는 곧 모바일이다." 랜들 스티븐슨 AT&T 회장의 말이다. 미국 통신사 AT&T가 타임워너그룹을 85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네트워크와 콘텐츠가 결국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이에 앞서 AT&T의 경쟁사이자 미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 버라이즌은 야후를 4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AT&T와 버라이즌의 빅 픽처는 아직 협상 중이고 성사 여부도 100%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콘텐츠 산업 흐름이 '메가 미디어', 즉 정보통신과 미디어가 결합되고 있는 추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 미디어가 탄생하는 것은 선진국들이 2~3%대 저성장으로 신규 시장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미디어도 광고시장 정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영역 간 경계 붕괴로 1등만 살아남는 승자 독식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를 키워 시장을 장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 통신과 미디어 결합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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