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기발등찍는 저급한 스타트업계 광고

  • 등록 2017-02-03 오전 5:00:00

    수정 2017-02-03 오전 9:55:46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존~ 나 싸게 했어. 존~ 나 쉽게 골랐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숙박중계 플랫폼 업체인 ‘여기어때’의 광고 내용이다. 존이라는 이름을 가진 외국인에게 자랑을 하는 장면이지만 사실은 비속어를 은유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에도 인적이 드는 으슥한 공간으로 배우들이 달려간 후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성적 행위를 떠올리게 만드는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여기어때는 자극적인 광고를 하면서도 한 편에서는 ‘음습한 곳으로 인식되던 숙박산업을 양지로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어때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케팅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인 애플리케이션 기반 스타트업들은 자극적인 광고에 혈안이 돼있다. 웹툰서비스를 하는 업체 등은 청소년도 쉽게 볼 수 있는 SNS를 통해 성인만화를 버젓이 광고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모바일게임업체들도 선정적인 캐릭터를 앞세워 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지나치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이다.

자극적인 광고가 과연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선정적인 광고는 잠깐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를 스스로 먹칠하는 자충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여기어때의 광고는 ‘역시 숙박업소는 성적 쾌락만을 위한 음습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줬을 뿐이다. 성적인 자극을 앞세운 게임업계는 기성세대에게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제공했다.

최근 콘돔스타트업 바른생각은 양말을 싣는 것에 비유해 제품 광고를 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광고는 기존 콘돔에 대한 성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한 감동을 줬다는 측면에서 광고업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는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광고는 이제 멈추고 벤처기업답게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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