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바이오클러스터 전쟁] 일자리 5만개 일군 보스턴의 '바이오 기적'
‘지난해 기준 특허 보유 5002건,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 유치 18억달러, 2005년 이후 늘어난 일자리 5만4008개.’

세계 1위 바이오테크 단지인 미국 동부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를 상징하는 숫자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주차장으로 쓰이던 빈터가 지금은 300여개 바이오산업 관련 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글로벌 바이오테크 허브로 변신했다.

지난 1일 만난 벤처캐피털 클라크힐파트너스의 김기자 대표는 “보스턴-케임브리지 클러스터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를 이뤘다”고 했다. “인재와 돈, 기업이 몰려들면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가 첨단 바이오산업단지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연면적 197만㎡)에 자리잡은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GSK 등 글로벌 제약회사와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바이오랩과 병원 등의 직원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2014년 기준 72억달러에 달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바이오 관련 일자리는 40%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가 성공한 비결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바이오생태계를 꼽는다. 하버드대, MIT 등은 클러스터에 최고 인재를 끊임없이 공급한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상위 열 개 병원 중 여섯 개가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에 몰려 있어 신약과 첨단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탄탄한 인프라 역할을 한다.

아틀라스 등 벤처캐피털은 바이오 스타트업에 인큐베이팅 단계부터 투자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바이오클러스터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임브리지(매사추세츠)=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