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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日 도요타의 ‘재택 근무 실험’, 우리도 검토할만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일본의 도요타가 사무직과 기술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직원 7만5000명 가운데 대상자는 3분의 1인 2만5000명으로 이르면 8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라고 한다.

대형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대기업 특유의 상하관계와 근무체계로 운영되는 도요타의 실험은 파격에 가깝다.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의 재택근무는 드물지 않지만 대기업이 수만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주로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인사 회계 영업 등의 사무직과, 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직에 주 2시간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집이나 외부에서 일을 보는 텔레워크 방식이다. 업무 보고는 사내 이메일 등을 활용하게 된다. 도요타는 이미 육아중인 사원은 하루 4시간만 근무하거나, 1살 이하의 영아를 키우는 직원은 주 2시간만 출근하는 등 다양한 재택근무제를 시행중이다.

도요타 방식의 재택근무는 저출산-보육난 등이 현안이 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보육문제에 고심하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도 보육시설 부족으로 일자리를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 남성도 육아에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다. 육아휴직 대신 업무와 육아의 병행이 가능해 회사와 직원 모두 긍정적일 수 있다. 남성의 육아기여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이어지게 된다. 육아부담에 경력단절을 감수해야했던 여성들이 일을 지속하면 관리직 등으로의 진출도 이전보다 용이해진다. 또 고령화사회인 일본은 병든 부모를 돌보기 위해 이직하던 직원들이 많았으나, 이 역시 대거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이 앞장섰다는 점에서 타 기업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의 실험은 일본과 비슷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산과 보육문제로 결혼까지 포기하는 세대들에게 보육정책 변화나 시설확충보다 더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물론 경직된 국내 기업풍토 탓에 대규모 실행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시행을 해보고 그 성과에 따라 확대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재택근무를 시행할 경우 일부 수당 등이 줄어들더라도 교통비와 기타 활동비가 줄어 큰 차이는 없을 듯하다. 회사 역시 각종 경비 절감 효가가 상당해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공허한 ‘결혼ㆍ출산장려 캠페인’대신 ‘인간적인 삶’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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