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컨테이너·AI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 진출 선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진출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일 올 하반기 “카카오 10년간의 데이터 운영 노하우가 반영된 클라우드 솔루션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이름은 ‘카카오 i 클라우드(Kakao i Cloud)’로, 웹사이트가 먼저 공개됐다.

흥미로운 건 서비스를 서비스 제공 형태가 ▲퍼블릭 ▲프라이빗 ▲온프레미스로 구분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이외에 특정 기업만을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서비스(온프레미스)까지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기업의 자체 시스템(온프레미스)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등 모든 환경을 지원하고 데이터와 리소스를 안전하게 생성·마이그레이션·백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오픈될 상품군은 크게 7개로 구성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상품 소개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은 컨테이너팩(Container Pack)이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자동화, 최적화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쿠버네티스 엔진, 도커 허브, 차트 허브 등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가상머신(VM)도 제공하지만, 선발주자들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VM보다는 아직 확고한 시장구도가 정해지지 않은 컨테이너를 통해 시장진입의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리케이션 메이커라는 상품도 주목된다.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플랫폼이다. 회사 측은 “관리가 필요 없는 완성형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개발자가 기본 인프라나 서버 걱정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이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AI로 음성 언어를 해석해 문자 데이터로 변환하는 음성엔진, 이미지 내부 콘텐츠를 분석하고 콘텐츠 중심의 썸네일을 생성해주는 시각엔진, 다야한 언어 번역을 제공하는 번역엔진 등을 제공한다.

이 외에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컴퓨팅(CPU, GPU), 네트워크 관련된 기본적인 상품들도 마련돼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시장진출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늦은 상황이다. 이미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글로벌 기업이 평정했고,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 KT클라우드, NHN 토스트 등 국내 업체도 각자 자리를 잡은 상태다. 또 클라우드 플레이어는 국내외 기업 할 것 없이 대부분 국내에 데이터센터 리전을 두고 있는데 아직 카카오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워낙 뒤늦은 시장진출이어서 당장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카카오 특유의 친근감과 국민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된 다양한 기능이 국내 기업을 매료시킬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 i 클라우드의 인프라 관리는 카카오톡과 챗봇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내 AI Lab이 분사한 회사다. AI, 검색 등 카카오가 B2C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 가공해 B2B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 이외에도 크게 4개의 사업을 더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나 아파트 등에 카카오의 기술력을 넣는 카카오 i 엔진, 카카오톡이나 챗봇을 비즈니스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카카오 i 커넥트 슬랙과 같은 메신처 기반의 협업 솔루션 카카오워크,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카카오 i 인사이트 등이 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 i 클라우드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업 파트너에게 데이터를 활용 분석하는 노하우와 맞춤형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술고도화를 위한 R&D 투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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